치비타스 제84호 Editorial

 

아베 마리아!

 

봉재기가 더욱 더 깊어졌습니다. 묵주기도 고의 신비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겟세마니에서 하신 기도와 편태, 가시관 등으로 고문을 받으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가시관은 공식적인 명령 없이 로마 군인들이 마음대로 했던 고문입니다.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를 아문에로 끌고 가서 온 군사를 둘러 모으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두르며 가시로 관을 걸어 그 머리 우에 씌우고 대막대를 그 오른손에 잡히고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희롱하여 이르되 ‘유데아인의 왕이여 조배 하나이다’ 하고 예수께 침 뱉으며 대막대를 빼앗아 그 머리를 치며”(마테오 27:27-30).

 

천주님의 계획으로서는 유대인들이 참된 메시아 즉 그리스도를 선언해야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참된 구세주로서 또 자신들의 왕으로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유대교의 존재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유대인들이 이런 가치가 없었습니다.

진정한 메시아 왕국은 이 세상에서의 것이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참 천주로서, 왕으로서, 또 최고 사제로서 대관식을 하셔야 했습니다.

①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이 천주성자이심을 대제관 가이파 앞에서 선서하셨습니다. 참 천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천주로서 대관식을 받으셔야 합니다.

 

② 또한 빌라도 앞에서도 당신이 왕이심을 선언하셨습니다.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왕관을 입으셔야 합니다.

 

③구약 대제관은 제사를 드릴 때 삼중관(티아라)을 머리에 받습니다. 십자가에서 신약의 제사를 바치는 대사제 예수 그리스도는 왕관을 입으셔야 합니다.

 

④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왕 16:33). 개선장군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왕관을 받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⑤유데아인의 관습에 따르면 결혼식에서 신랑은 어떤 종류의 왕관을 받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솔로몬으로 당신의 거룩한 성혈로 교회(新婦)를 구속하시고 성화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신비적인 신랑으로써 왕관을 입으셔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가장 순수한 황금과 은으로 만든, 값진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을 입으신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가시나무와 엉겅퀴가 나오는”(창세기 3:18) 이 저주를 제거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는 저주의 표시를 가지신 것을 천주께서 허락하셨습니다.

 

아브라함에 의해 죽임을 받아야 했던 이삭의 대신으로 천주께서 보내신 제물은 그 모서리가 가시에 박혀 수렁에 빠지게 되었던 숫양이었습니다. 마치 이 숫양이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마 군인들이 우리 구세주께 가시관을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가시관을 고대하셨습니다. 가시관이 예수님의 머리에 박혀 성혈은 흐르고 얼굴은 붉은 피에 물들었습니다. 가시 하나가 우리 구세주 눈에 박혔다고 합니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들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너를 근심하게 하였더냐? 나는 너희를 위해 가나안의 임금을 쳤건만 너희는 어찌 막대로 내 머리를 치느냐? 나는 너희를 왕홀을 주었건만 너희는 어찌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우느냐? 말해다오.’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우리는 모욕을 받거나 욕을 받을 때 우리 주님을 묵상합시다. 우리를 위하여 모욕을 받으신 주님을, 가시관을 항상 생각하고,  오만, 허영, 애덕과 반대, 정결함에 반대되는 생각을 버립시다.

 

특히 이 봉재기간 동안 가시관을 받으시고도 항상 조용히 계시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시는 우리 주님을 묵상합시다.

 

고통의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오노다 토마스 신부
한국성비오10세회 주임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