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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리를 진리로 듣고 말하게 하소서-성신강림 후 제11주일(2019-8-2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3-25



진리를 진리로 듣고 말하게 하소서 - 성신강림 후 제11주일(2019-8-25)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 하나를 손으로 만져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기적을 행하십니다.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 하나를 주 앞에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께서 “당신 손가락을 그 귀에 넣으시며 침을 뱉아 그 혀에 바르시고 에페다” 라고 하신 직후, 그의 귀가 열리고 맺힌 혀도 풀려 잘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자 하며, 왜 오늘, 이 시점에서 이런 말씀을 주시는지 잘 묵상하고 좋은 결심을 세웁시다.


첫째,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요? 우리도 옛날에는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였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기 위해 대부(모)와 같이 예수님 앞에 갔습니다. 사제는 예수님의 대리자입니다. 전통적으로 세례를 받는다면, 사제는 예수님처럼 똑같이 침을 뱉어 귀와 코에 바르며 ‘에페다’라고 합니다. ‘에페다’는 ‘열려라’는 뜻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천주의 초자연적인 말씀을, 천주의 진리를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기전에는 천주교 신앙에 대해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여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믿을 교리가 무엇인지, 지켜야 할 계명이 무엇인지, 성총이 무엇인지,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사제가 ‘에페다(열려라)’라고 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천주교의 가르침과 성신의 말씀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천주께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찬미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천주의 사랑이요, 천주의 자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세례성사 때 받은 특별한 은혜입니다.


둘째, 그렇다면 왜 오늘, 똑같은 모습을 다시 묵상할까요. 왜냐하면 우리는 또 다시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천주의 말씀을 우리의 양심의 소리로 듣기 보다는 오히려 세속의 악한 소리를 듣고 즐겨하기 때문입니다. 일상을 기도로써 생활하기보다는 세속의 오락적인 것, 예를 들면 인터넷, 영화, 음악, TV, 유튜브, 휴대폰을 즐겨합니다. 이런 것들을 항상 보고, 듣고, 말하기 때문에 진리와 오류를 구별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천주를 신뢰하지 못하고, 쉽게 분노하고, 의심하며 걱정합니다. 


성 알폰스 리구오리의 복음 해석을 본다면 “특히 정결치 못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교만, 분노, 인색, 게으름, 교만, 탐욕, 시기질투, 이간질 등. 이런 인내심 없는 행동에서 오는 말들은  벙어리와 같다고 합니다. 프란체스코 살레지오에 따르면 “ 우리가 이런 것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에 치료시기를 놓치면 진짜 귀머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셋째,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프란체스코 살레시오가 말씀하길 “저(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를 백성 중에서 따로 이끌어 내시어” 주님이 고치신 것을 보고, “우리도 세속을 잠시 떠나 주님 앞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천주교회가 똑같은 방법으로써 우리를 세속에서 따로 떼어내어 치료합니다. 우리는 옛날에 세례를 받기 위해 주님 앞에 나온 것처럼 오늘도 주님 앞에 왔습니다. 우리는 또 다시 복음에 나오는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가 되어, 주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없고, 주님의 진리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천주교회가 우리의 병을 고치고자 우리를 주님 앞에 가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성 바오로의 모범을 보입니다.


오늘 서간경을 보십시오. 옛날의 성 바오로가 어떻게 해서 지금의 성 바오로가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바로 천주께서 주신 성총에 겸손하게 협력했기 때문입니다. 성 바오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성총 덕분이고, 항상 천주의 뜻대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 바오로가 말씀하길, “나는 천주의 교회를 핍박하던 자인즉, 종도라 부름을 받기에 합당치 못한 종도 중에 가장 미소한 자로되, 천주의 성총으로써 지금과 같이 되었으니, 저의 성총은 내 안에 헛되지 않았도다.”
 
물론, 성 바오로는 자신을 변호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유대교를 진심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에 천주교를, 예수 그리스도를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박해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올바른데 네가 틀렸다.’ ‘나의 탓이 아니고 유대교 탓이다.’  하지만 성 바오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천주교회를 박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던 나쁜 사람이었다.’ ‘성총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 ‘천주께 감사하나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모범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오늘, 예수님 앞에 가서 기도 드립시다. ‘주님의 손으로 우리를 만져 주시어 우리의 병을 낫게 하소서.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진리를 진리로 듣고 말하게 하소서.’ ‘우리가 더욱더 주님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예수님의 뜻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우리도 주님의 성총에 잘 협력하여 "우리 안에 주님의 성총이 헛되지 않았도다." 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소서.
 
마지막으로 천주교회를 위하여 간구합시다. 예수님, 현대의 천주교회를 굽어보시고 도와 주십시오. 지금 천주교회는 에큐메니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데올로기 때문에 귀 막히고 벙어리된 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리를 진리라고 말 할 수 없고, 오류를 오류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으로 이 병든 천주교회를 고쳐 주소서.


“귀 막히고 벙어리 된 자 하나를 손으로 만져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하나이다. 아멘,


오노다 토마스 신부
(한국성비오10세회 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