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교리

Home > 신앙과 교리 > 미사강론

제목 지혜로운 자와 같이 걸을지어다 – 성신강림 후 제20주일(2023.10.1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1-21


지혜로운 자와 같이 걸을지어다 – 성신강림 후 제20주일(2023.10.15.)


“미련한 자와 같이 걷지 말고 오직 지혜로운 자와 같이 걸을지어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오늘 서간경에서 성 바오로께서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사용하라고 합니다. 시간(때)은 천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요, 한 가지 목적을 위하여 주십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원한 영광까지 갈 수 있기를 위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영혼을 구령하기 위하여 시간과 모든 피조물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우리가 이것을 잘 사용하여 천당까지 가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땅에 영원히 살수 없습니다. 어느 날, 우리의 시간이 끝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초입경을 본다면 “우리가 네게 죄를 짓고 또 네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였나이다.” 또한 제헌경에서 “시온아 우리가 바빌론 강가에 앉아 너를 생각하고 울었노라.”고 기도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혜롭지 못하고 미련한 자로서 지금까지 시간을 헛되이 보내왔으므로 죄를 통회한다는 뜻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늘 성 바오로께서 우리에게 충고 하는 것처럼 지혜로운 자와 같이 걸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혜’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성 바오로께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미련한자 되지 말고, 오직 천주의 성의가 무엇인지 깨달을지어다.” 그러므로 ‘지혜’라는 것은 천주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주의 뜻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자유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주님의 거룩한 뜻을 찾아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천당까지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밖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주님의 거룩한 뜻을 행할 수 있을까요? 성 바오로께서 계속 말씀하길 “성신을 충만히 받아 그리스도를 누림으로써 서로 순명할지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신을 충만히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성신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대로 우리의 모든 것을 의탁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린애처럼 순수하게 성신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우리가 따라 가는 것입니다. 

서간경을 본다면 예수회 사제였던  월터 J. 취제크(1904~1984)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그 신부님은 공산주의 시대였던 소련의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서 23년동안 강제 노동을 하면서 비밀리에 사목활동을 했던 분입니다. 취제크 신부님은 처음에는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 공산주의라도 잘 설명하면 이해할 것이다. 물론 천주께서 도와주시면 잘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은 오랫동안 모진 고생 끝에 배웠습니다. “모든 것은 천주께로부터 받았고 나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진리의 길을 최고로 생각한 것뿐이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것은 천주께 의탁해야하며, 모든 것을 천주로부터 받아야 한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이었습니다. 노동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만한 것은 조금도 없었고, 혹독한 추위와 고통 그리고  굶주림만이 있었지만 취제크 신부님은 모든 것이 천주님의 선물이라고 이해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주님께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나자렛에서 20여년간 목수로서 노동생활을 하셨던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천주성부의  위하여, 영혼을 구령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최고한 방법으로 희생을 바치면서 하루하루를 성화했습니다. 신부님이 만난 사람들, 마주한 괴롭고 힘든 일들을 주님께서 보내신 것이라 생각해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이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나이다.” 라고 했습니다. 소련의 공산주의가 없어진 것은 우연히 된 것이 아니라 취제크 신부님 같은 분이 많은 희생을 바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마지막에 우리는 좋은 결심을 세웁시다. 성신을 충만히 받으시고 모든 것의 때(시간)를 지혜롭게 가장 잘 사용하신 분이 성모님이십니다. 특히 성모님은 영보하실 때, 천신이 “성총을 가득히 입으신 마리아여, 네게 하례하나이다.” 의 말씀대로 잘 따라가셨습니다. 성모님은 “네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답하시면서 순명과 겸손으로써 모든 것을 기도와 신앙 속에서 생활하셨습니다. 우리도 성모님을 따라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을 순명과 겸손으로써  잘 사용합시다. 

“미련한 자와 같이 걷지 말고 오직 지혜로운 자와 같이 걸을지어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오노다 토마스 신부
한국성비오10세회 주임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