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회들?

 실로 교회 안에 많은 혼돈(混沌)이 기승(氣勝)을 부리고 있는 바, 성전(聖傳)을 지키는 가톨릭인들 사이에서도 위험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주장이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 부분만이 홀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 조차 내려져 오는 가톨릭이다. 나머지는 여러 가지 부패한 것들이다.”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가톨릭교회는 단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인가”라는 물음이 제기되는 바, 이는 “가톨릭 교회, 그리스도의 교회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를 구분하는 것은 적법한 것인가?”라는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가톨릭 신앙이 가톨릭교회, 그리스도의 교회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 간의 정체성을 선언하지 못하게 만든 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가톨릭교회요, 가톨릭교회가 가견적(可見的)인 것입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께서는 이러한 신앙의 교의(敎義)를 고수(固守)하셨기 때문에 그 분께서는 비(非)가견적(可見的)인 교회로 귀결되어 교계제도와의 유대를 상실하는 교황공석주의자의 입장을 항상 거부하셨습니다.

 실로 위에 언급한 주장을 하는 윌리엄슨 주교는 가톨릭교회가 네 가지 징표 (역자 주: 종도신경의 구절인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 조차 내려져오는 교회)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이 징표가 오직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에만 있다고 믿게 만듭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두 번째 주장을 첫 번째 주장과 동등하게 문제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지니는 크나큰 위험성은 가톨릭교회의 경계가 실제로 비(非)가견적(可見的)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윌리암슨 주교는 “‘가톨릭교회는 가견적(可見的)이고, 그러므로 가견적(可見的)인 교회가 가톨릭교회다.’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사자가 동물이기 때문에 모든 동물은 사자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이다.”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이 가톨릭교회가 가견적(可見的)임을 충분히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오류는 “가톨릭교회는 가견적(可見的)이다.”라는 주장의 참된 의미를 간과하는데 있습니다.

 교회가 예를 들어 비오12세 교황께서 회칙 「그리스도의 신비체(Mystici Corporis)」에서 이러한 진리를 가르칠 때에는, (사자와 동물과의 관계처럼) 속(屬)의 범주 안에 있는 종(種)이라는 것이 아니요, 가톨릭교회가 단지 가톨릭인을 성공회인이나, 정교회인, 감독교회인처럼 지칭한다거나, '가견적(可見的)인 교회가 가톨릭교회라는 하나의 종(種)을 포괄하는 속(屬)이다.'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가견적(可見的)이다.”라는 주장은 “그리스도의 교회는 가견적(可見的)이요,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교회이다.”라는 것입니다. 비오12세 교황님이나 어떠한 가톨릭의 권위도 가톨릭교회가 단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이다.”라고 가르치지 아니하였습니다.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전(全) 교회가 가견적(可見的)인 것이고 이러한 전(全) 교회가 가톨릭교회인 것입니다.

 좋은 물고기과 좋지 않은 물고기가 섞여 있는 곳(마테오 13:48), 좋은 밀과 가라지(마테오 13:25), 밀과 쭉정이(마테오 3:12)가 뒤섞여 있는 곳, 훌륭한 사도와 가룟 유다(배신자)같은 이들이 함께 있는 곳은 가톨릭교회 안에서입니다. 가톨릭교회는 결코 “교회가 (가룟 유다를 제외한) 11명의 훌륭한 사도들로만 이루어졌고 가룟 유다는 믿는 이들 밖에 있는 썩은 것이다.”라고 가르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가룟 유다는 썩은 부분이었습니다만 홀로 그리스도의 교회인 가톨릭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공의회의 교회란 무엇인가요? 이 표현은 몬시뇰 베넬리가 만들어 낸 것으로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도입한 개혁의 고상함을 분명하게 나타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이 가톨릭교회로 부터 분리된 별도의 조직과 신자들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표현은 새로운 조직이나 별도의 교계제도와 분리된 신자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원리들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 새로운 정신이란 교회의 구성원들을 감염시키고 부패하게 만드는 것으로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역자 주: 교회)안에 있는 바이러스 같은 것입니다. 몇몇 세포는 전적으로 부패되고 다른 부분은 어느 정도 감염되었으며, 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세포는 거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정신이란 가톨릭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절의 정신이요 1789년 교회 안에 있었던 프랑스 혁명의 정신입니다.

 그러나 이 정신이 별도의 교회를 구성하지는 않는 바, 다소 가톨릭교회의 구성원들을 오염시킬 따름입니다. 건전한 구성원과 오염된 구성원들 간의 구분은 몇몇 구성원들이 부분적으로 오염되었다는 바로 그 사실에서 가견적(可見的)이지 않습니다. 이는 교회 안의 선(善)과 악(惡) 간의 구분과 같은 것입니다. 그 누구도 이 세상에서 완전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그 경계는 각각의 구성원 자신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구분은 인간의 심판이 아닌 세말(世末)에 대주재(大主宰)이시며, 참 천주요 참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심판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는 오염이 가견적(可見的)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악한 구성원들이 교회 안에서 가견적(可見的)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추문은 수그러들지 아니하였습니다. - 인 것처럼, 공의회의 오염 또한 현대주의 신학자들, 오스트리아에서 현대주의 사제들의 청원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완전히 오염된 이들 안에서 가견적(可見的)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그릇된 원리가 실제로 종교일치주의 회합(아씨시에서의 종교간 회합, 미사의 공동 집전, 시나고그 방문, 코란에 입맞춤)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그릇된 원리가 별도의 교회를 구성하거나 가견적(可見的)인 교회 전체의 분명한 부분으로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공의회의 교회는 가톨릭교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공의회의 원리와 정신이 가톨릭이 아니다.”라는 의미라면 맞는 말입니다. 이는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말씀이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과의 부패한 부분과 성한 부분 간의 분리를 말하는 것이라면, 사실에 맞지 아니하고 그릇된 것으로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반하는 것입니다.

 가견적(可見的)인 교회 안에서 가톨릭이 아닌 부패한 공의회의 부분과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부터 내려져 오는 가톨릭의 부분을 구분하는 것은 가톨릭교회에서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며 - 실제로 윌리엄슨 주교는 서슴없이 “공식 교회는 공의회의 교회이고 가톨릭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조직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그리스도의 교회임을 더 이상 알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주장은 신앙에 매우 위험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 인한 위기 때문에 교회의 네 가지 징표(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종도로부터 내려져 옴)이 교회 전체적으로 다소 모호해지고 가견적(可見的)임이 퇴보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가장 신성한 서원을 저버리고 거룩함이라는 징표의 가견적(可見的)임에 흠을 냈다는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러므로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이 네 가지 징표가 성전(聖傳)을 지키는 신자들과 사제들 안에 더욱 가견적(可見的)이다.’라고 주저 없이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만, 결코 “가톨릭교회가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건전한 부분이다.”라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반대로 그분은 교회 전체에 그리스도께서 수난 받으실 때 겪으셨던 일을 적용시키셨는데, 이사야 선지자가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우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이사야 53:3)"라고 예언한 대로, 그리스도께서 수난 받으실 때 그 분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현대주의로 인한 위기 때문에 교회는 수난을 겪고 있고 거의 알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르페브르 대주교님에게 있어 가톨릭교회는 전체인 것이지 단순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공의회라는 부분과 가톨릭 이라는 부분 간의 구분에 대한 그릇된 이해에서, 몇몇 사람들이 2012년도 펠레 주교님에게 반대한 근거가 되는 교의상의 오류를 볼 수 있습니다. 윌리엄슨 주교는 실제로 “공식 교회는 공의회이고 가톨릭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리고 있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어떠한 조직화도 거부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이렇게 되면, 교회 안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이들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교회에 주신 권위와 실로 좋은 것들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로 우리 주님께서 세우신 것은 분명 탁월한 것입니다. 권한을 남용한다고 해서 권위 자체가 주는 선함과 교계질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교황이 질서 안에서 성(聖)비오10세회의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면, 그는 좋은 것을 바라는 것인 바, 질서는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조직화에 대하여 나쁜 조건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질서가 굳건해 지도록 충분한 보증을 하는 한에서는 이를 거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의상의 오류는 도나투스파에 대하여 반대하신 성(聖) 아우구스티누스의 위대한 원리를 알지 못하는 데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악인들과 친교를 이루는 것은 악함에 동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선(善)에 해악을 끼치지 아니합니다. [1] 도나투스파 반박 토론[1] Ι, 10

 이러한 오류는 공의회의 부패함에 의하여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이들의 교회라는 “카타리나파”의 교회관으로 귀결되는 데, 이러한 생각은 가톨릭이 아닙니다. 천주여 우리를 긍련히 여기소서! 주님께서 이러한 생각에 의해 유혹받을 수 있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자신을 교정하는 성총을 주사 교회가 처음부터 가르쳐 왔던 것, 특히 교회의 일치에 대하여 저술하신 노바투스파에 반대하신 성(聖) 치프리아노와 도나투스파에 대하여 반대하신 성(聖) 아우구스티누스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들이 교회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다음에 소개한 르페브르 대주교님의 몇몇 글은 이러한 가르침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러 시련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생명에 필요한 사제회를 지속하고자 여러분의 기도와 관대함에 의지하는 바이다. 우리를 공격하는 것은 교회나 베드로의 후계자(교황)들이 아니라 자유주의의 오류에 물든 교회의 사람들인 바, 이들은 교회에서 고위직을 차지하면서 교회의 과거를 없애고 가톨릭이 아닌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데 자신의 권한을 전용하고 있다.”(1975년 9월 교회와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 제9호).

  다시 말해서, 르페브르 대주교님을 공격하는 이들은 실로 “교회 안에서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교회의 사람들”이었는바, 그들은 성(聖)비오10세회에 대하여 “베드로의 후계자(교황)”로서가 아니라 “자유주의의 오류에 물들었음”으로 인하여 훼방을 놓은 것입니다.

 “교회는 교회 일치주의이거나 다소 자유주의적인 교회 일치주의가 아니다. 교회는 포교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세퍼 추기경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계속해서 반복했던 것인 데, 이는 그가 사실들과 교황에 대한 우리의 순명 등의 사안에 대하여 몇 가지 사소한 정확함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더 높은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가 교황과 성성(聖省)의 사람들에게 완전히 순명치 못하는 이유는 심오하고 매우 숭고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동기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전적으로 새로운 교회의 방향이란 더 이상 가톨릭의 방향이 아니다. 포교하는 교회와 교회 일치주의의 교회 간에는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 포교하는 교회는 자신이 진리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을 회두하게 하기 위해 진리를 전달해 주는 진리의 담지자(擔持者)인 바, 이 교회의 목표는 회두이다.

 

 반면에 교회 일치주의의 교회의 목적이란 오류 안에서 진리를 찾고 실제로 자신을 오류의 수준에 놓아 모든 진리를 오류의 수준에 설정하여 오류를 수용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서, 교회의 진리를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 이제 저들이 신학교와 사제회를 탄압하고 우리에게 제제를 가함으로써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모든 개혁이란 것은 그 목적과 지향하는 것이 항상 우리에게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해왔던 것과 공의회 후에 이루어졌던 것, 즉 가톨릭이 아닌 새로운 공의회의 교회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공의회의 교회란 교회 일치주의로 인하여 가톨릭교회가 아닌 바, 진리에 대한 경외심으로 오류를 바라보아 ‘당신은 오류 안에 있는 데 진리 안에 있는 이들과 같다.’라고 하는 것이다.”(1978년 3월 13일 에콘에서의 영성 회의). 이들 두 개의 문장은 르페브르 대주교님이 “이 새로운 공의회의 교회”로 이해하셨던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전적으로 새로운 교회의 방향”이지 별도의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이 공의회의 교회는... 가톨릭의 길이 아닌 길을 걷고 있는 바, 배교로 귀결되는 것이다... 오늘날 교황청에 존재하는 진리라는 것은 공의회의 진리, 공의회의 정신, 아씨시 종교간 회합의 정신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오늘날의 진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의 것에 대한 이 정신과는 무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성전(聖傳)을 무위로 만들어 세상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아씨시 종교간 회합의 정신으로 한데 모으려는 현(現) 로마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알면서도 이러한 정신을 철회하면서 또한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선택한 이유이다.

 이러한 정신을 따를 수는 없다. 이러한 정신을 따른다면 우리는 분명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아씨시 종교간 회합의 정신으로 우리를 이끄려는 강력한 권위 하에 놓여질 것이다. 이것이 내가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매우 분명하게 ‘이것이 우리가 교황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려는 모든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 정신과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로마를 지배하고 교황께서 우리들과 소통하시고자 하시는 새로운 정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라리 성전(聖傳)이 로마에서 제자리를 찾아 로마 당국의 마음속에 다시 자리 잡게 될 때 까지 성전(聖傳)안에서 계속할 것입니다’라고 표명한 이유다.”(1988년 6월 30일 주교성성 강론)

 우리는 대주교님이 공의회의 교회에 대하여 반대하시는 가장 숭고한 순간에 이 문장으로 로마... [즉] 로마 당국의 의중 다시 말해서, 가톨릭교회인 로마 교회의 교계제도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 아씨시 종교간 회합의 정신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르페브르 대주교님은 항상 가톨릭의 정신이 아닌 이 새로운 정신에 결사 반대하셨습니다만, 결코 부패한 부분과 가톨릭의 부분을 분리시켜 가톨릭교회를 단순히 “가견적(可見的)인 교회의 부분”으로 보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프랑소와 레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