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계시와 영의 식별 ④ (토마스 오노다 신부)

제3부  파티마 발현과 메듀고레의 적용⒜

다음에서는 파티마 발현에서 확인한 몇 가지 항목을 메듀고례의 경우에 적용시키기로 한다.
 
1. 발현 이전의 시현자: '평범하다(시현자 자신의 표현)'

"메듀고례는 여러 가지로 완전히 새로운 태도로 일관하는 공의회 이후의 상황을 구현했다. 성모를 봤다는 시현자 6명의 연령은 이미 어린이가 아닌(1명을 빼고) 16세에서 18세까지로, 사춘기에 해당되는 불안정한 시기를 맞고 있다."(로랭땅著 '메듀고례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

그들 6명중 5명은 메듀고례 마을이 끼고 있는 5개 부락 중 비야고비치에서 태어났다. 메듀고례는 모스타르(Mostar) 교구에 속한 한 본당이며, 제법 큰 이 성당은 1969년에 성 야고버를 주보로 하여 세워졌다. 어미 닭을 에워싼 병아리처럼 5개 마을이 이 성당을 둘러싸고 있었고, 총 530가구의 최대 보물은 가톨릭 신앙이었다. 그 5개 부락 중 하나가 비야고비치로, '발현'이 있었다는 산기슭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 바위로 된 메마른 토지로 담배와 유명한 포도주가 주산품이다.

미리야나는 사라예보의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그녀에게는 '사라예보의 금발미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 미리야나는 첫 발현을 경험한 후에 "너는 성모발현을 겪었으면서도 남자들과 교제하기를 계속하며 그들과 시시덕거리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되려고 그러니?"라는 질문을 받았다. 미리야나가 대답하되, "성모는 우리가 위선적인 신심가인 양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경찰의 요구로 어느 여의사가 말하기를, "너희는 마리아의 처녀치고는 지나치게 유행을 좇고 있구나,"라고 한 적이 있다. 미리야나는 외견상 대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현대의 처녀이다.... 발현도 그녀의 생활양식을 바꾸지 못했다. 미리야나는 빅카(Vicka)와 이반카(Ivanka)와 함께 트리오를 만들었으며 그 셋은 떨어지지 못했다. 세 사람은 매년 여름에는 언제나 함께 있었다.

빅카와 이반카 그리고 미리야나는 모스타르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빅카는 양복학교, 미리야나는 이용학교, 이반카는 보통고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유행을 좇고 현대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개방적이었다. 로랭땅 신부에 의하면 이반카는 키도 크고 얼굴도 예뻐서 부락에는 이미 연인이 있다고 소문나 있었다고 한다.
 
2. 첫 번째 발현 때의 상황

그들이 언덕 위에 모였던 이유는? 모스타르의 주교는 '메듀고례에서 생긴 일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썼다, "처음부터 이미 거짓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폿브로드 언덕에 간 동기가 서로 다르다. 어떤 때는 양떼를 모으기 위해서, 어떤 때는 꽃을 꺾기 위해서, 또 어떤 때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갔다고 한다."

로랭땅 신부는 이 시현자가 될 그들이 몰래 담배를 피우려고 언덕에 갔다는 것을 서투르게 부정하려 했다. 그러나 모스타르의 자니치(Zanic) 주교는 상황을 정확하게 말했다. 이반카는 담배를 피우러 언덕에 올라갔다고 주교에게 고백하고 그렇게 선언했다. 다른 시현자인 빅카와 미리야나는 이반카가 주교 앞에서 그렇게 맹세했다고 증언했다. 빅카는 "그들은 자신의 맹세에 겁을 먹고 언덕 위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로랭땅 신부의 설명에 의하면 사실은 '모든 것을 반드시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맹세한 것에 겁을 먹고 주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을진저!

빅카는 자기들이 언덕 위에서 담배를 피운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언덕에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담배를 피웠다 해도 그것이 어떻다는 건가요?"라고 그녀는 내뱉어 버린다. 로랭땅 신부는 입장이 곤란해지자 "이것은 별로 큰 일이 못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것을 감추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째서 주교에게 처음에는 꽃을 꺾으려 했다든지, 양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등의 거짓말을 했는가?
 
3. 시현자의 첫 반응

최초의 성모발현은 1981년 6월 24일에 있었다. 이제부터는 시현자의 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해서 성모라는 어휘 대신 고스파(Gospa)라고 하겠다.

빅카는 보봐르 신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날은 축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미사에 참례하지 않았습니다. 수학 보충수업이 있어서 모스타르에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학기말 시험에서 낙제자가 받는 보충수업이었습니다. 점심때쯤에 귀가했습니다. 버스는 사람으로 가득찬 데다가 매우 더웠습니다. 우리는 아침과 오후에 함께 산책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언제나 함께 다녔지요. 그러나 집에 돌아오는 순간부터는 이리저리 뒹굴다가 잠을 잤습니다."

미리야나와 이반카가 빅카의 집에 와서는 빅카의 모친 슬라다에게 "일어나는 대로 야고버 군의 집에서 합류하자"는 암호 같은 메시지만을 전해 달라고 하고는 우선 미리야나와 이반카만이 집을 나섰다. 그들은 폿브로드의 길을 걸었다. 마음놓고 숨은 담배를 피우려고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담배를 한 대 피우고는 마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반카가 말했다, "우리 두 사람만이 걷고 있었습니다. 마을로 돌아오는 중이었지요. 무심코 내가 언덕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고스파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내가 미리야나에게 말했습니다, '고스파 좀 봐!' 미리야나는 팔을 이렇게 내밀면서 말했습니다, '뭐! 고스파가 나타났다고?' 우리는 마을을 향해 계속 걸었습니다. 미리야나는 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미루카(마리아의 13세 되는 동생)의 집에 갔습니다.

 미루카는 자기와 함께 양떼를 찾으러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우리는 재잘거리면서 도착했고 거기서 고스파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양떼는 한 명이 집으로 몰아 가고 그리고 나서 미리야나와 이반카, 또 한 사람의 다른 이반카가 도착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빅카의 한 자매가 빅카를 깨운다. "일어나. 너 학교 지각한다." 농담이었다. "나는 일어나서 옷을 입고는 미리야나와 이반카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녀가 작은 미루카 바브로빗지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무엇인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상당히 겁에 질려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에게 오라고 손짓했습니다. 나는 서둘러 다가갔습니다. '이상하다! 저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저렇게 응시하고 있담?' 그들은 소리쳤습니다. '빅카 이리 와, 고스파야!'" 그들이 하도 흥분하여 큰 소리로 가까이 오라고 하기에 빅카는 가까이 가서 "무슨 일이니? 뱀이라도 나타났어?"라고 소리쳤다. "아니, 뱀이 아니야!" 빅카는 다가가서 발현인 것을 알고 두려운 나머지 맨발로 도망쳐 버렸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빅카가 발현을 보고는 공포상태에 빠진 채 도망친 것이다. "나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미친 듯이 뛰어 도망쳤습니다. 마을 가까이 오자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울음을 그칠 수 없었습니다. 어째서 그들은 고스파와 어울려 즐거워하고 있었을까? 나는 어쩌지? 어디에 있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빅카는 자기 집으로 돌아와 숨었지만 이상하게도 또 거기에 가려고 했다. 가는 도중에 두 사람의 이반과 만났다. 당시 20세의 이반 이반코비치와 16세의 이반 드라지치비치였다. 그들은 사과를 몇 개 넣은 비닐봉투를 갖고 있었다. 그들이 빅카에게 사과를 먹겠냐고 물었다. 그러나 빅카는 "사과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내 머리 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이리 와, 고스파야!'라는 부르짖음이었습니다. 흐느끼면서 나는 이반(16세의 어린 이반, 빅카는 그 애를 잘 알고 있었다. 그 이반이 장차 시현자가 된다)에게 고스파를 보러 갔던 세 여자 애들이 가까이 올 때까지 나와 같이 있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내가 '무섭다'고 하니까 '가자. 뭐가 무서워?'라고 이반은 대꾸했습니다." "이반이 이해해 줘서 우리는 거기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이반에게, '나는 고스파를 보고 싶지 않아. 다만 거기에 있고 싶을 뿐이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결국 고스파를 보았습니다."

16세의 이반 드라지치비치도 그 첫 날에 고스파를 보고 있다. 그도 빅카와 마찬가지로 고스파를 보자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한다. 빅카는 이렇게 말한다, "이반은 바로 담을 뛰어 넘어 사과와 함께 갖고 있던 것을 모두 내던진 채 도망쳤습니다." "나는 이반 드라지치비치가 쏜살같이 도망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이반 이반코비치를 찾았습니다. '너, 무엇을 보았니?' '뭔가 새하얀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고 그는 대답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와 함께 있던 미루카, 즉 마리아의 동생에게 무엇을 봤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미루카는 '고스파를 봤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두 번째에는 빅카도 두려움을 참고 무엇인가를 보려고 거기에 남았다. "때는 저녁 6시 반으로 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새하얀 것을 보았습니다. 옷과 검은머리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오른손에 무엇인가를 갖고 있으면서 끊임없이 감추었다 보였다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런 식으로 무엇인가를 보이며 우리더러 가까이 오라고 불렀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가고 싶었겠어요? 우리는 서로 '그녀가 우리를 부르고 있어. 누가 갈래?'라고 했습니다."

빅카에 의하면, 고스파의 영상은 200∼30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보였던 듯하다. 미리야나에 의하면, 고스파를 보았을 때 그녀는 두려움보다는 기쁨으로 몸이 오싹한 것을 느꼈다. 그날 밤에는 고스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빅카는 보봐르 신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우리에게 손짓을 했습니다." 보봐르 신부가 "가까이 갔느냐?"라고 물으니 빅카는 "아니요, 너무나 무서웠어요,"라고 대답했다. 보봐르 신부, "그 곳에 얼마나 있었니?" 빅카,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아마 5, 6분? 그리고 나는 집으로 도망쳤습니다. 기뻤지만 무섭기도 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는 긴 의자에 몸을 던지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마구 울어댔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빅카가 간 후에도 5, 6분 정도 더 있었다.

이 첫 발현에서 모두들 그 영상이 고스파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모두에게는 하늘로부터의 발현이 빚어내는 경건한 마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강렬한 공포감, 넘치는 두려움이 엄습했음을 알 수 있다.

르브치 신부의 질문에 6명 모두 무서웠다고 대답했다. 빅카는 "첫째 날 우리는 모두 얼굴을 찡그리고 아우성을 쳤습니다,"라고 했다

빅카는 집에 돌아와서 모든 사람에게 모두 다 말했다. 믿는 사람, 놀라지 않는 사람, UFO라고 말하는 사람, 사람들은 제각기 나름대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미리야나와 이반카는 몰래 담배를 피우려고 언덕에 갔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4. 발현의 주기

사니치 주교는 고스파가 직접 1981년 6월 30일에 이미 마지막 발현이 다가오고 있다고 선언했음을 지적한다.

일곱 번째 발현이 있은 후에 아이들은 주임신부에게 이후로는 세 번의 발현이 있을 거라고 고스파가 적접 말했다고 했다. 크라례비치(Kraljevic)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시현자들은 고스파가 금요일까지 3일간 밖에 오지 않을 거라고 했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7월 3일 금요일의 발현에서 그들은 발현이 있은 후에 "이번이 마지막 발현이다!"라고 선언했다.

보봐르 신부가 이 거짓 예언에 대해서 묻자 빅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그랬다는 것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면 우리를 잠자코 있게 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빅카는 기회가 나쁜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그 내용은 녹음됐었다.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녹음되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내세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우리의 말을 알아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7월 1일에 정해진 마지막 발현은 성모가 정한 것인가? 빅카는 말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빅카는 충실한 전령사가 아니라 적당하게 말을 만들어 내는 '전달자'인가? 아니면 발현 자체가 아직 어떤 발현인지 정해지지 않았던 것인가?

                                    

                                                  ▶ 사적계시와 영의 식별⑤ - 제3부 파티마 발현과 메듀고레의 적용(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