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괴의 성모 축일 - 성신강림 후 제 20주일(2024-10- 6)

   13세기에 우리는 천국으로부터 가장 귀한 선물의 하나를 받았습니다: 바로 거룩한 묵주기도입니다.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는 이 묵주기도를 당신의 종인 성 도미니꼬 구즈만을 통해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묵주기도는 당시 가톨릭교회에 큰 혼란을 일으켰던 알비파 이단을 물리쳤습니다.

   그 이후 성인들의 거룩함은 천국에서 온 이 치료제 덕분이었습니다. 레판토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성모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자녀들을 보호하시기 위해 이단과 이교도의 군대들을 물리치셨습니다. 매괴의 성모 축일의 실제 날짜인 10월 7일은 매우 유명한 기적의 해전 날짜로서, 이 전투의 승리는 승리의 성모라고도 알려진 매괴의 성모님을 통해 얻은 것입니다.

   지금, 교회는 위기 상태에 있고, 성 비오 10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의 적은 교회 밖이 아닌 교회 안에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자모이신 성교회가 적들로부터 승리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쳐야 한다고 요구하시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위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오늘날 그리스도교 사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거룩한 묵주기도가 필요합니다. 신자들이 교리의 진리를 빼앗기고 주님의 성화성총을 빼앗긴다면, 그들은 병들 수밖에 없습니다. 육체가 아니라 영혼이 병드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전적으로 천주께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현재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시달리고 있고, 때로는 자기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이 병은 무엇일까요?

1) 일에 대한 혐오와 단순하고 겸손한 삶에 대한 혐오

   오늘날 얼마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규율이라면 질색합니까? 얼마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공하려고 애를 씁니까? “하지만 신부님, 저는 가톨릭 신자인데 규율을 실천하고 있고 성공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잘못된 건가요?” 아니요,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규율을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분께서 주신 재능과 능력을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열매도 맺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영원한 저주의 형벌을 받게 된다고 가르치십니다.

   잘못된 것은, 오늘날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공하길 원하는 목적 또는 의도입니다. 어떤 신자들은 유명해지기 위해, 부유하고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 또는 둘 다를 위해 애를 씁니다. 일반적으로 부유하고 호화로운 안락함 없이는 유명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천주께서 우리가 일하기를 원하시는 이유를 오늘날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망각한 것은 슬픈 일입니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돈을 벌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천주께서 우리가 일하고 규율을 인내하길 원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그분으로부터 받은 재능을 살려서 그분을 섬기고, 이웃에게 선을 베풀고, 덕을 쌓고 실천하는 가운데 주님과 성가정을 본받아 거룩하게 성장할 수 있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우리와 이웃은 서로를 도와 영혼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일과 관련하여 천주의 뜻을 행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책임에 따른 금전적 또는 경제적 보상을 받을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일할 때 노력해야 하는 것은 세상에 알려지기 위해서인가요? 천주의 눈에만 알려지면 됩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인가요? 덕과 거룩함에서는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는 것은 어떤가요? 그것이 천주를 섬기고, 천주의 더 큰 영광을 위하고, 나와 이웃의 영혼 구원에 도움이 되는지는 천주께서 결정하실 것입니다.

   많은 가톨릭 신자들의 마음 속에 K 팝 같은 “우상”이 성가정을 대신하는 것을 보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2) 고통에 대한 혐오와 공포 

   과거에 그리스도교 사회는 현세에서는 십자가를 지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복락을 누리는 이들의 사회였습니다. 그랬던 그리스도교 사회가 지금은 안락함과 쾌락에 대한 추종과 숭배 속에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세상은 안락함과 쾌락의 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이 산업은 우리에게 이것을 소비하고 저것을 즐기라고 끝없이 유인하고 심지어는 명령합니다. 겉보기에 보편적인 규칙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기분 나빠지는 것과 다른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와 “인생은 끝없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면 살만한 가치가 없다.”

   가톨릭 신자들이 더 이상 집에 또는 회사의 업무용 책상에 십자가를 모시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구속이고, 굴욕, 고통, 희생이 천국으로 가는 길임을 인정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천주께서 우리가 굴욕, 고통, 희생을 인내하는 것이 당신 뜻임을 드러내시면, 십자가를 버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택하며, 심지어 많은 신자들은 그리스도 자체와 그분의 교회까지 버립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병을 피하는 것, 또는 불행을 피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이 고통을 피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천주십계 중 제5계는 우리에게 자기 건강을 돌보는 것을 의무로 부과합니다. 예측 가능한 불행을 피하는 것은 다만 신중을 기하는 것이고, 천주께서는 심지어 우리가 정직한 기분풀이와 오락을 즐기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러나 건강을 유지하거나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 덕을 버리고 천주의 법을 어겨야 한다면, 우리의 쾌락을 천주의 선한 즐거움에 앞세운다면, 우리는 십자가를 버리거나 심지어 거부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따라 사는 것은 고사하고 십자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톨릭 신자는 살아있는 모순입니다.

3) 영원한 것에 대한 망각 또는 무지

   구애, 결혼, 양육, 취업, 재산, 여행, 우정이 현세에서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는 안락, 유익 또는 이점에 따라 그것들을 정의하거나 추구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것에 대한 망각으로 병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보다 낮은 명예, 적은 안락함, 부족한 돈, 나쁜 건강으로는 살 수 없다는 사람, 또는 현세에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을 해칠 정도로 너무 많은 시간이나 관심을 천주께 드리지 않기 위해 생활을 재고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것에 대한 무지로 병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거나 생활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천국이 존재한다고 믿기는 하지만 이미 현세에서 천국을 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거나 생활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영원한 삶과 무한한 행복이 있다고 믿기는 하지만 이미 현세에서 그것들을 구했습니다. 우리가 내세에 대한 천주의 약속을 이미 현세에서 기대한다면 내세에서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릴까요? 우리가 

현세에서 이미 천국을 앞당겨 얻었다면 내세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복음에 나오는 라자로가 구걸하던 부자처럼 지옥뿐일 것입니다.

   현세에서 천국을 추구하며 살다가 현세 이후에도 천국을 찾을 거라고 여전히 기대하는 가톨릭 신자는 살아있는 모순입니다.

   이 세 가지 병을 고칠 수 있는 치료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거룩한 묵주기도입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묵주기도의 환희의 신비를 염하면서 그 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하고 제시된 모범을 본받으면, 다섯 가지 신비는 일에 대한 혐오와 단순하고 겸손한 삶에 대한 혐오에 대한 치료제가 됩니다.

   환희의 신비는 가장 거룩하신 분들, 즉 성 요셉, 복되신 동정 마리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이루어진 성가정을 담고 있는데 그분들은 이 땅 위를 친히 걸으셨고 동시에 누구나 지극히 쉽게 본받을 수 있습니다.

   묵주기도의 통고의 신비를 염하면서 그 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하고 제시된 모범을 본받으면, 다섯 가지 신비는 고통에 대한 반감과 공포에 대한 치료제가 됩니다.

   십자가를 벽에 걸거나 목에 걸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처럼, 주님과 함께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이 땅의 모든 인간은 어느 시점이든지 고통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성 비오 10세는 “… 많은 고통을 겪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 합당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착한 가톨릭 신자만이 고통의 포학한 힘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착한 가톨릭 신자만이 고통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으며, 착한 가톨릭 신자만이 고통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착한 가톨릭 신자만이 십자가 상에서 희생제물로 제헌되셨고 매 미사 때마다 다시 희생제물로 제헌되시어 우리가 성체로 영하는 우리 주님의 귀한 몸과 피를 인하여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의 영복의 신비를 염하면서, 그 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하고 제시된 모범을 본받으면, 다섯 가지 신비는 영원한 것에 대한 망각 또는 무지에 대한 치료제가 됩니다.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우리의 정당한 필요, 현세에서 필요하지만 지나고 마는 기쁨에 대한 정당한 요구. 이러한 정당한 필요는 우리 주님과 그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기쁨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떼어놓을 수 있습니다. 영복의 신비는 영원한 생명의 불멸의 보화보다 이 지나가는 현세에서 물질적 보화를 쌓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위한 것인데 “… 너희 보화가 있는 곳에 너희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환희의 신비는 우리의 이상의 원천이 되어야 하고, 통고의 신비는 시련의 때에 우리의 위로가 되어야 하며, 영복의 신비는 우리가 이 체읍하는 골에 있는 동안 우리의 목적 또는 등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우리에게서 지혜를 기대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들에게 거룩한 묵주기도를 통해 얻은 귀감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험난한 시기에 우리가 이러한 병에 걸렸음을 깨닫는 것은 실로 불행입니다. 그러나 정말 병에 걸렸는데도 내가 왜 아픈지 깨닫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불행입니다. 그러나 묵주기도를 염할 때마다 오롯이 단순하고 겸손하게 바친다면 우리는 희망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 비오니 우리로 하여금 이 신비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지극히 거룩한 묵주기도로 묵상하며, 그 속에 포함된 것을 본받고 그 약속하는 바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페레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