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의 성탄은 틀림없이 매우 위대한 축일이고, 이 축일을 초월하는 것은 부활 축일 뿐입니다. 성탄의 중요성은 너무나 크기에 가톨릭 성교회는 8일 동안 이 축일을 찬미하고, 우리는 이를 8부내 축일이라 부릅니다. 심지어 오늘 1월 1일까지도 8부내 축일이라서, 저는 여전히 신자 여러분께 행복하고 거룩한 성탄을 보내시길 바랄 수 있습니다. 이 역사적인 사실을 축하한 후에야, 우리는 온세상에 참 빛을 비추시는 참 태양이 떠오르신 2025번째 기념일을 축하했다는 표시로 달력을 바꿉니다.
그런데 성탄은 왜 그렇게 특별할까요? 왜 며칠이나 계속해서 찬미할까요? 장식은 왜 할까요? 선물은 왜 주고 받을까요? 왜 온통 기쁨인 걸까요? 안타깝게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가톨릭 신자들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는 선물과 축하인사는 받았지만 받은 이유는 이미 잊어버렸고, 껍질은 받았지만 알맹이는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 채 남겨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죠. “신부님, 너무 지나치세요. 우리는 여기서 미사를 드리고 있잖아요.” 글쎄요,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성탄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이 날을 축하할까요? 우리가 오늘 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 성탄이란 무엇입니까? 성 요왕께서는 복음에서 대답하십니다: “비롯음에 말씀이 계시고 말씀이 또 천주께 계시니 말씀이 곧 천주시러라… 이에 말씀이 강생하여 사람이 되사 우리 사이에 거처하신지라, 우리가 그 영광을 보매, 곧 성부의 독생 성자의 당연한 영광이요, 또 성총과 진리가 충만하시더라.”
이 말씀은 이해하기가 약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성 대 그레고리오께 의지합시다: “성탄은 천주께서 그분이셨던 것을 그치지 아니하신 채 그분이 아니셨던 것이 되신 사건이다.” 영원으로부터 천주 성부로조차 나신 영원하신 천주 성자께서 시간 안에서 오늘, 여자의 아들로 나십니다. 지고하신 입법자께서 오늘 우리 창조물의 본성의 법칙에 승복하십니다--그분께서는 자라시고, 배우시고, 즐거워하시고, 지치실 것입니다. 지고하신 조물주께서 오늘 당신 자신을 목수의 돌봄에 맡기십니다. 천주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천주께서 겸손하시고, 순박하시고, 양선하신 아기가 되셨습니다!
천주께서 사람이 되셨다면 이유가 있습니다. 천주께서 우리의 본성을 취하셨다면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천주께서는 이유 없이 결코 행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미사의 감사경을 들어봅시다: “강생하여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에 의하여, 주의 영광의 새로운 광명이 우리 마음에 비치었으니, 이에 우리는 눈으로 보아 천주를 인식하는 동시에, 천주께서는 우리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게 하시나이다.”
천주께서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고, 관찰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 무엇보다, 우리가 모방할 수 있도록 사람이 되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이끌릴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천주께서 우리를 만드신 그 사랑입니다. 그것은 천주의 사랑, 아니 차라리 천주 자신입니다. 천주께서 우리를 만드신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해서 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 없이 행복하기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랑은 왜 우리 눈에 안 보입니까?” 왜냐하면 우리의 자애심이 우리를 허황된 거짓 받침대 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장림시기는 길고 긴 고통스러운 기다림의 시간을 나타냅니다. 오천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주께서는 강생하신 후에도 우리를 체읍하는 골에 두셨습니다—우리는 비참하므로 구속과 구속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침대에서 내려와서, 우리 입맛이나 기분을 대변하는 자를 구세주로 찾을 게 아니라, 동굴 안에서 동물들에게 둘러싸이신 가운데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신 그분을 우리의 참된 구세주로 인정하도록 하시기 위해서 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로 우리를 끌어들이시기 위해, 천주께서는 사람이 되신 당신 자신을 보여주십니다. 그것은 교환이요, 거래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이므로, 영원으로부터 이 사랑을 주시기를 이미 원하고 계셨던 천주 쪽에서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 쪽에서도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가 전례에서 이렇게 노래하듯 말입니다: “오 감탄하올 교환이여, 육신을 취하신 인류의 창조주께서 동정녀에게서 나시었도다. 사람이 되신 그분께서 당신의 신성을 우리에게 풍성히 베푸셨도다.”
이것이 성탄과 성탄의 모든 기쁨의 이유입니다. 우리는 가족의 생일을 즐거워합니다. 오늘 우리가 즐거워하는 이유는, 우리의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천주께서 우리를 당신의 가족 이상으로 만드시려고—우리를 천주의 자녀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로 만드시려고 사람이 되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천주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천주성에 참여케 하시고자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탄의 기쁨은 본질적으로 영적이고 내적입니다. 내적인 기쁨이 너무 커서 밖으로 넘쳐흘러 찬미의 모습으로 외면화되는 것입니다. 이 기쁨은 어느 날 천주의 강생 덕분에 하늘의 성인들과 천신들과 함께 천주의 기쁨과 똑같은 무한하고 영원한 기쁨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그 기쁨이기에,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선물은 왜 주는 걸까요? 왜냐하면 전적으로 부당한 우리에게 천주께서 위대한 선물을 주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천주의 위대한 선물이 순수한 선하심에서 나온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 선물은 무엇입니까? 그분 자신입니다. 천주께서는 너무나 완벽한 증여자이셔서 그분 자신 말고는 아무 것도 주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천주 안에서 선물과 증여자는 하나이고 같습니다. 천주께서는 우리에게 아기로서 자신을 주시고, 아기는 한 조각의 면병으로 우리에게 자신을 주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 체읍하는 골에서 그분의 성총을 받아 누리고, 이 성총이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 불리기에 합당하게 만들어, 우리가 내세에서 그분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선물을 주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천주로부터 받은 기쁨과 앞으로 받게 될 기쁨을 전하기 위해서, 천주를 닮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천주로부터 오는 이 내적인 기쁨을 찬미하고, 모으고, 다른 사람들에게 줌으로써 나눕니다. 호두나무가 호두를 낼 때는 호두 때문에 껍질도 냅니다. 사람들이 거룩한 내면의 기쁨을 소유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쾌락, 그것도 심지어 오늘날 정말 흔한 죄를 범함으로써 오는 쾌락과 혼동한 기쁨을 추구하기 위해 파티를 조직하는 것은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큰 문제, 중대한 질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호두나무가 껍질은 내는데 그 속에 호두가 없다면, 그 나무가 뭔가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위대한 선물로 할 일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성탄의 진리를 믿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성탄의 기쁨을 추구하고 소유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성탄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천주께서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만드시고자 사람이 되셨다면, 우리는 이 호칭에 걸맞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세의 인호만으로 천주의 자녀가 될 수 없습니다. 서류상으로만 천주의 자녀이고 일상 생활에서는 세상의 나머지와 구별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대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들은 기쁨을 추구하지만 만족시키는 기쁨은 추구하지 않고, 껍질은 추구하지만 알맹이는 결코 찾지 않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알맹이 없는 껍질을 찾은 것이 마치 세상에서 제일 옳고 제일 정상적인 것인 양 행복해하고 거기에 만족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영혼을 만족시키는 기쁨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양심을 정화시키고, 우리가 오늘 찬미하는 강생하신 말씀의 더 나은 추종자, 제자, 모방자가 되게 하는 기쁨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천주께서는 우리가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볼 수 있도록, 그리고 동시에 현세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사람이 되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그분의 사랑이 이미 보이고 만질 수 있게 되었다면 이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어린 아이처럼 되어야 합니다. 우리 주께서는 우리에게 구속이라는 해결책을 주시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 해결책을 유용하게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아이처럼 되는 것은 영해 천주와 같은 아이, 영해 천주의 겸손함, 순박함, 양선함을 지닌 아이, 그분에게서 배우고, 그분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사랑하는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리아의 팔에 안겨 있는 아이, 자기 어머니를 닮은 아이, 참되고 깊은 마리아의 신심, 앎을 통한 신심, 공경을 통한 신심, 탄원을 통한 신심, 모방을 통한 신심을 가진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신부님, 성탄절은 일년에 한번 뿐입니다. 저는 예수님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구유가 필요합니다. 연중 매일 수시로 의지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구유는 없나요?” 당연히 있습니다. “신부님, 어디에 있나요?” 여기 제대에 있습니다. “제대요? 제대가 살아있는 구유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제대는 갈와리아의 십자가 뿐만 아니라 베들레헴의 구유도 나타냅니다. 제대는 누구를 나타냅니까?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제대는 성금요일 뿐만 아니라 성모 영보와 성탄도 나타냅니다. 어떻게 그럴까요?
축성경은 성모님의 동의의 말씀을 대신하고, 사제의 손은 성모님의 지극히 순결하신 모태를 대신하고, 면병은 성모님의 육신을 대신합니다. 미사는 우리 눈 앞에서 구속 뿐만 아니라 강생도 반복합니다.
“하지만 신부님, 미사에는 마구간이나 구유가 없잖아요.” 있습니다. 성모님의 육신을 취하신 천주께서는 제대 상에서 면병의 형상을 취하신 같은 천주이십니다. 베들레헴에서 성모님이 나무로 된 구유 위에 밀짚을 깔고 사람이 되신 천주를 누이셨다면, 미사에서 사제는 우리의 혀와 우리의 마음이라는 몹시도 허름한 구유에 성체를 두어 우리의 합당치 않은 영혼으로 들어가시게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탄에서 배우고 성탄에 따라 살아갑시다. 저는 오늘도 여전히 여러분께 너무나 거룩하고, 그래서 즐거운 성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