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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치비타스 제147호(2023. 5. 21) - 성모님은 공동구속자 · 성총의 분배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5-24


치비타스 147호 Editorial

Ave Maria Immaculata!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오월은 성모성월입니다. 성모님은 우리의 영적 어머니이십니다. 왜냐하면 성모님은 우리를 성총의 생명에 낳아 주시고, 또한 좋은 어머니로서 우리가 천국으로 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돌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이 우리의 영적 어머니이심을 다른 각도로 보면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1) 성모님은 우리를 성총의 생명에 낳으신 것을 “공동구속자”라고 합니다. 이것은 성모님이 예수님과 함께 구속 사업을 하셨다는 뜻입니다. 
(2) 또 성모님은 우리의 영적 성장에 필요한 모든 은혜를 이어서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총의 분배자”라고 합니다.

공동구속자

성모님을 공동구속자 Co-redemptrix 라고 함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구속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천주께 죄를 범했습니다. 죄의 크기는 죄를 저지르는 상대의 고귀함에 의해서도 정해집니다. 죄는 천주라는 무한히 거룩하신 분, 무한히 선하신 분, 무한히 은혜를 주시는 분께 범해지므로, 단 하나의 죄라도 무한한 악이 있습니다. 이 무한한 악을 속죄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보속이 필요합니다. 죄의 사악함이 무한하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처벌도 끝없는 지옥의 벌로써 엄격한 정의가 요구됩니다. 

그러므로 죄인이 받아야 하는 벌을 지옥 이외의 방식으로 속죄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보속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죄를 범하면 스스로 천주로부터 떠나 악마의 지배하에 들어가 버립니다. 죄로 인해 노예 상태에 있는 사람은 지옥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노예상태의 사람을 해방하고 다시 살려리면 무한한 몸값으로 구속해야 합니다. 죄인의 죄를 구속하기 위해선 무한한 가치가 있는 것이 지불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무한한 가치 있는 구속은 어떻게 지불할 수 있을까요? 죄의 무한한 사악함을 천주의 정의가 완전히 만족할 수 있도록 어떤 보속을 할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하게 이런 구속을 하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신 천주이시므로, 예수님만이 천주가 가지시는 무한한 성성(聖性)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행하시는 행위는 무한한 공덕이 있으며, 예수님의 고통은 무한한 보속의 가치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아담’ 즉 ‘두 번째 아담’으로서, 인류의 모든 죄를 보속하실 수 있는 무한한 성성을 가지셨습니다. 

특히 당신의 사랑을 담아 스스로 바쳐진 십자가의 희생에서 흘린 성혈의 값으로, 우리를 죄의 노예상태에서 구속하셨습니다. 성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로써 단련되는 부패할 황금보다는 훨씬 더 보배로운 것으로 발견되리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 나타나실 때 찬미와 영광과 영예를 너희에게 가져오리라”(베드루 전서 1:7).

성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성혈이 흘러야 했던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법률을 좇아서는 거의 모든 것이 피로써 닦여지며, 또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아무 용서하심도 얻지 못하였느니라”(헤브레아서 9:22).

마찬가지로 성모님도 완전히 당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사랑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에 협력하셨습니다. 갈바리아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행위는 천주로서의 행위이므로 엄격한 정의에 상응하는 무한한 가치가 있습니다. 성모님은 단순한 피조물이시기 때문에 성모님의 행위는 무한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천주의 어머니시라는 최고의 존엄을 가지신 분의 행위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무한한 가치는 없다고 해도, 모든 천사나 성인들의 공덕을 넘어서는 최고의 가치가 있습니다. 천주의 어머니만큼 고귀하고 존엄이 있는 지위는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엄격한 천주의 정의를 만족시키시고, 보속을 완수하셨습니다. 무한한 가치를 지불하시고 무한한 구속을 하셨습니다. 주님의 구속은 ‘엄격한 정의에 상응하는 de condigno’ 이라고 합니다. 

성모님은 무한한 가치로써 구속을 하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가득 넘치는 사랑의 크기, 천주의 어머니시라는 존엄의 위대함, 천주와 성모의 친하신 관계에 의해, 천주는 성모의 행위에 ‘특별한 분에게 어울리시는 de congruo’ 구속의 가치를 주셨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에서 아들 예수의 고통을 바치시고, 예수와 함께, 예수를 통해, 우리 모든 구원에 충분한 성총을 얻으셨습니다. 

교황 레오 13세는 회칙 ‘MAGNAE DEI MATRIS’(1892년)에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인용하여 말씀합니다. “많은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충분한 성총을 가진 성인이 있다면 그것은 위대한 것이다. 모든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충분한 성총을 가진 성인이 있다면 그것은 가장 위대하다. 이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님에게서 발견된다.”

성모님은 고통을 바치기 위해 최고의 신앙의 덕행(신덕), 희망의 덕행(망덕), 사랑의 덕행(애덕)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사람 가운데 성모님만큼 신덕을 가진 분이 없습니다. 성모님은 홀로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구속주이시라는 것을 계속 믿으셨습니다. 예수님이 진정한 천주의 어린 양이시고 구약의 예언의 성취이심을 계속 믿으셨습니다. 수난의 고통과 어둠 속에서도 천주의 사랑과 정의와 자비를 계속 믿으셨습니다. 성모님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셨을 때도 희망하셨습니다. 마치 아버지로부터 버려진 것처럼 보였을 때에도, 천주를 사랑하시고, 그 뜻을 사랑으로 경배하시고 순종하셨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성심과 사랑으로써 완전히 일치했습니다. 성모님의 사랑이 클수록 그 고통도 위대했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의 발밑에서 예수님과 함께, 엄청난 고통 가운데 우리를 성총의 생명으로 낳으셨습니다.
 
성모님은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아들, 예수와 함께 아들의 생명이라는 대가를 지불하셨습니다. 아들의 죽으심으로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낳았습니다. 영원한 아버지의 거룩한 뜻은 아들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양자인 신자들이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성모의 첫 아이의 값으로, 우리는 양자 (그러나 진짜 자녀)가 되어 그리스도의 진정한 형제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 입양 상속에는 우리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성세의 물을 받음으로써 완성됩니다. 성모님은 구속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낳았다는 것을 그리스도의 구속에 협조하셨다는 관점에서 성모님은 “공동 구속자”라고 합니다.

성총의 분배자 · 중개자

성모님은 예수님과 함께 구속하심만이 아닙니다. 성모님은 천국에서 어머니로서 우리를 사랑하시며 이 초자연의 생명을 우리에게 분배하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보다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모습을 닮도록, 성모님은 우리에게 성총을 나누어 주시고 육성해 주십니다.

우리의 성화(聖化)의 일은 성신께 귀속됩니다. 성신께서 그리스도의 구속 공로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성모님은 성총을 낳으실 수가 없습니다. 성총은 천주의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성신께서는 성총을 성모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합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천주는 단 하나의 성총도, 단 하나의 축복도, 성모의 손을 통하지 않고는 이 땅에 오기를 원하시지 않는다.” 성모님은 성총의 수원이 아닙니다. 성모님은 성총의 운하이십니다. 

성신께서는 오직 성모님만 예수 그리스도를 형성하시기를 원했습니다. 성신께서는 역시 성모님만이 예수 그리스도의 영적 형제들을 형성하기를 원하십니다. 성모님을 통하지 않으면 구속도, 용서도, 구원도, 성총도, 우리에게 주어지시지 않습니다. 성모님은 성총의 분배자이십니다. 왜냐하면 성모님은 죄가 전혀 없는 분으로 성신과 언제나 일심동체이셨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성신의 짝이시고 성신의 뜻대로 생활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성 그리뇽 드 몽프르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성신은 마리아와 더불어 마리아 안에서 그의 최대의 역사, 즉 사람이 된 천주 예수를 낳으시게 하셨다.  또 마리아와 더불어 마리아 안에서 성신은 날마다 천주님의 간선자와 그리스도를 머리로 존경하는 신비체의 지체들을 세상 마칠 때까지 계속 낳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신이 한 영혼 속에서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충실한 배필, 마리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성신은 그 영혼 속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여 더 훌륭히 그 영혼 안에서 예수를 나타내며 그 영혼을 예수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계속해서 말씀합니다. “천주성신께서는 당신의 충실한 배필이신 마리아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선물을 주시고, 마리아를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주는 분배자로 정하셨으므로  성신의 이 모든 선물과 모든 은총을 당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또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시는 분이 바로 마리아이시다.” 


그러므로 동정녀의 손을 통하지 않으면 어떠한 선물도 천주성신께서는 사람들에게 주시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천주님의 뜻이며, 천주께서는 모든 것을 마리아를 통해서 우리가 가지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인류 구원은 마리아를 통하여 시작되었고 또 마리아를 통하여 완성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처음으로 태어나셨을 때 성모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 당시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주님이사라는 것을 충분히 알아듣지 못하는 인류가 성모 마리아에게 지나치게 강하게, 또 너무나 분별없이 애착심을 갖는 것을 천주께서 경계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재림 시에는 마리아도 성신에 의하여 명백히 드러날 것은 틀림없다. 그것은 마리아가 알려지게 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고  또 모든 사람들은 그를 섬기고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덧붙이면 성모님은 성신과 협력하여 우리에게 성총만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할 때, 성모님은 우리를 천주께로 이어 주십니다. 중개하십니다. 성모님은 우리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지성이신 성심에서 모든 은혜를 얻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모님이 원하는 것을 거부하실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첫 기적은 가나에서의 결혼이었습니다. 이것은 성모님의 개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주님이 행하신 영적 기적도, 세자 성 요한의 원죄를 용서함도 성모님의 개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은혜를 성모님을 통해 주시는 것은 천주의 거룩한 뜻입니다.

파티마의 성녀 히야친타는 루치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천주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자 하시는 것은 성모님의 하자 없는 성심을 통해서라는 것을 온 세상에 상기시켜 주세요. 사람들이 은혜를 구해야 하는 것은 하자 없으신 성모성심입니다.”

성모 성월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성모님은 우리의 영적인 어머니시라는 것은  즉 성모님은 ‘공동구속자’이시고 ‘성총의 분배자’이시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종말의 시대에 당신 손의 걸작이신 성모님의 훌륭하심을 점점 드러내려고 하십니다. 성 그리뇽 드 몽포르는 이 마지막 시대에 성모님은 자비와 권능과 은총에 의하여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성모님은 우리의 영적인 어머니이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성모님께 우리의 하루를 성모의 자녀로 봉헌합시다. 하루 종일 어린아이가 되어 성모님께 마음속으로 말을 걸어 보세요. 하루 일과가 끝나면 성모님께 감사합시다. 이것은 파티마의 성모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성 그리뇽 드 몽프르의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에 따라 성모님의 종, 성모님의 소유물, 성모님의 노예로써 자신을 봉헌하십시오.

(2) 성모님은 공동구속자이시며 성총의 분배자이십니다. 성모님이 예수님과 성신과 얼마나 일치하시는지 이해하기 위해 묵주기도를 하십시오. 

(3)친구나 주위 분들에게 성모님을 알려 주세요. 성모님은 우리의 어머니시고, 공동구속자이시며, 성총의 분배자이심을 가르쳐 주세요.

오노다 토마스 신부
한국성비오10세회 주임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