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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치비타스 제32호(2009년 11월 29일 발행)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9-15

 


치비타스 제32호 Editorial 

 

사랑하올 형제 여러분!


11월은 전례력의 마지막 달이요, 또 11월 29일은 장림 제1주일입니다. 우리는 올해의 마지막과 역사의 중심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탄생하시기를 기다리고 있던 때를 묵상합시다.
 

천주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부르시지만 전부가, 즉 모든 이가 구원까지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면서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를 묵상합시다.  


성 비오 10세 교황님은 ‘천주교의 문명사회(Cité catholique)’, 즉 ‘그리스도교 문명(Civilisation chrétienne)’에 관하여 교도권을 사용하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존경하올 형제들이여! 사회는 천주교회가 그 주춧돌을 놓아 그 기능을 지켜보지 않으면 세워질 수 없습니다. 문명이란 아직도 발견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있었던 것이 지금도 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 문명이며, 가톨릭 문명사회입니다(Notre Charge Apostolique).”


 이미 있었던 천주교적인 문명사회는 본질적으로 천주를 정점으로 하는 초자연적이고 사제적인 문명사회입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천주와의 일치로 향하고 있고 로마 교황님을 최고사제로 인정하여 신앙, 희망, 애덕뿐만 아니라 지혜, 정의, 용기 등 모든 덕행들은 천주의 뜻을 실현하기 위한 문지기로 있는 사회입니다.
 

이런 그리스도교 문명사회는 13세기에 그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최고한 지혜, 프랑스의 왕 성 루도비꼬(루이9세)의 정치적 지혜,  페라 안젤리코(Fra Angelico)의 예술 등등,  가정도 직장도 정치도 모든 것이 그리스도께 대한 봉사가 되었습니다. 사회의 모든 활동은 천주의 진리를 존중하며 천주교회의 교리와 가르침에 따라 한계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주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가운데 자유의지를 가지는 일부 천신들이 천주께 반란을 일으켜 “나는 순명하지 않는다(Non Serviam)!”라고 하는 것처럼 오만의 죄, 천주로부터 자율의 죄를 저질렀습니다. 피조물은 천주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유를 사랑하여 창조의 세계에 악을 도입했습니다. 악마는 천주교 문명사회를 파괴하려고 모든 수단을 다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탄생 후 사람은 4단계로 나누어집니다.
1) 1단계 : 사람이 존재함
2) 2단계 : 쾌락을 요구하는 감각을 가진 동물임
3) 3단계 : 사람이 이성을 가지고 덕행과 선을 구함
4) 4단계 : 사람이 초자연적으로 천주의 자녀, 천주와 함께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

 

인간의 사회도 마찬가지로 사람처럼 4단계가 있습니다.
1)' 사회가 존재한다는 단계 - 사람들을 기계적 노동하는 노동자에 대응
2)' 사회가 이익 물질적인 쾌락을 원하고 구한다는 단계 - 자본, 경제, 투자활동으로 재계가 대응
3)' 사회가 정의를 추구한다는 단계 - 공동선(公同善), 모두를 위한 복지를 구하는 정치통치로 왕 귀족이 대응
4)' 사회가 천주를 추구한다는 단계 - 천주교회 사제가 대응

 

■ 제1혁명 : 천주를 부정하는 인간중심주의 

 

그리스도교 문명사회의 최고한 밸런스는 왕의 오만과 야심에 의해서 파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왕의 나쁜 모범이 근대의 시작이었습니다. 프랑스 왕 필립 4세(필립 드 범)는 자기를 왕으로 만들어 준 천주교회에 순명하지 않고, 로마 교황님을 아나니아에서 굴욕 시켰습니다. 프랑스 왕의 ‘절대주의․절대왕권’이 시작되었습니다. 왕의 반란이 사회 전체에 새로운 정신을 주고 마침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굳힐 수 있었습니다.
 

루터는 세속 군주들의 지지를 받고 초자연적 질서를 공격했습니다. 천주께로부터 위탁된 질서인 로마 교황에게, 미사성제에게 반란했습니다. 루터의 혁명은 세속 군주들과의 혁명이었습니다. 루터는 성서를 한손에 가려 그 자유 해석을 주장하면서 천주의 계시를 모두 인간의 이성(理性) 밑에 넣었습니다. 루터의 혁명은 결국은 인간중심주의로 절대주의(왕이 천주께 대한 신앙과 도덕을 무시하고 자기마음대로의 정치를 했기 때문), 자연주의(천주교회의 사제적 미사성제를 버리고 인간의 본성과 자연의 확장을 구하기 때문), 합리주의(인간의 이성을 모든 것의 기준으로 만들기 때문) 등 여러 문화를 낳았습니다. 


그러므로 제 1혁명 시대에 프랑스에서는 루이 14세의 절대왕정(絶對王政)이 성립됐습니다. 동시에 프랑스에서 부폰(Buffon), 드 폰트넬(de Fontenelle)의 자연주의가 발전했고, 라 폰테느  (La Fontaine)의 도덕주의(moralism)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Ratialism), 몰리에르(Molière)의 인간주의, 그리고 보슈엣(Bossuet)의 프랑스주의 (Gallicanism)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천주를 잊으면서 인간중심주의 세계가 나타났을 때, 즉 인간 이성을 모든 것의 기초로 만드는 합리주의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인간의 이성을 잃어서 인간 이하의 동물적인 본능을 따라,  본능대로 움직이는 자유세계를 시작하였고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라고 하는 이성을 울리는 합리주의(合理主義)는 드디어 칸트에 의해서 이성의 안락사까지 갔습니다.

 

왜냐하면 제1바티칸 공의회가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사람은 천주 없이, 초자연적 은혜 (성총) 없이는 자연과 이성의 완성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초자연적인 성총과 계시로부터 떨어진다면 그 순간부터 사람 이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합리주의는 불가피적으로 이성의 죽음까지 갔습니다. 칸트와 니체의 이성의 자살로 끝났습니다.
절대주의는 불가피하게 왕의 죽음으로 끝납니다. 절대왕정은 프랑스 혁명의 기요틴으로,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죽음으로 끝났습니다.

 
자연주의는 불가피적으로 자연을 죽여 끝을 냅니다. 그러므로 19세기의 유물론(唯物論)으로 마지막을 이룹니다.

 

인간주의는 불가피하게 인간의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진화론으로 비정하게 끝이 났습니다.  


■ 제2혁명 : 왕을 부정하는 경제중심주의 

 

고대인들이 제1혁명으로 초자연을 배제했던 그 순간과 동시에 불가피적으로 제2혁명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즉 왕에 의한 정치를 폐지하고 경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계를 혁명으로 길을 열었습니다.  


루터의 혁명은 불가피적으로 프랑스 혁명으로 길을 양보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본질은 왕이 있던 자리에 부르주와가 가는 것입니다. 정치가 경제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입니다. 인간다운덕행의 생활이, 이익만 추구하고 돈만 생각하는 생활로 바뀌어 진 것입니다. 이성이 동물적인 본능에 자리를 내주는 것입니다. 절대 왕정으로부터 민주주의 제도로 가는 것입니다. 


원래 혁명이란 하위계급이 상위계급에 대하여 반역․ 반란함으로 하위가 상위 장소를 빼앗는 것입니다. 프랑스 혁명 때 부르주와의 세계가 태어났습니다. 자연인이 아니라 경제인이 책임을 집니다. 19세기는 상업의 시대로 갔습니다. 상업과 산업과 금융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제1혁명 때 정치가 사제를 없애려고 한 것처럼, 제2혁명에서는 경제가 정치의 힘을 없애려고 합니다. 그러나 초자연 질서를 부정하여 순수하게 정치만 추구하려고 했던 그 순간, 정치는 자기 목적까지 도달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느 이익을 우선시킬까란 가치 판단은 정치를 넘어 윤리, 도덕, 신학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정치는 천주 없이 자기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경제는 정치의 힘없이 자기목적을 달성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래 생산과 소비는 경제에게 봉사하기 위함이오, 경제는 정치에게 봉사하기 위함이오, 정치는 사람에게 봉사하기 위함이오, 사람은 천주께 봉사하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의 힘이 없는 경제에서의 소비는 보다 많이 생산하기 위함이요, 보다 많이 생산하는 것은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함이오, 보다 많이 판매하는 것은 보다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함이오, 보다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함은 즉 경제 제일주의로 경제의 목적을 잃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인류는 세계의 모든 재산을 너무 많이 가지는 일부 부자와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는 3/2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제3혁명 공산주의 

 

인간사회가 천주를 구하지 않고 부정하면서 제1혁명을 했는데 마지막에는 전통적 무신론(無神論)까지 도달합니다. 제1혁명에 이어 인간사회는  정의와 공동선을 부정하면서 자기이익만 추구하여 제2혁명을 하고 드디어 마지막에는 무정부(Anarchy) 상태가 생겨났습니다. 이 인간사회는  개인의 이익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권력을 프롤레타리아로 이행하고자 하며, 사람은 노동력 이외는 아무가치가 없는 프롤레타리아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3혁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프롤레타리아는 사유재산을 폐지시키려 합니다. 또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치를 폐지하고 공산당을 위한 정치를 세웁니다. 천주교를 폐지하고 무신론 시스템을 확인시키려 합니다. 공산주의는 사람을  물질로 바꾸려합니다. 사람은 공장가운데 짜 넣어진 너트나 볼트에 불과합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자들은 사람으로부터 천주의 자녀라고 하는 조건을 폐지, 천주께서 당신의  닮은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신 것과, 천주를 보고 항상 진복함을 얻는 것을 부정합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자들은 사람으로부터 자연을 재배하는 자라는 조건, 이성적인 인간이라고 하는  조건도 부정합니다. 또 감각적인 기쁨을 즐기는 동물적인 조건까지도 잃게 합니다. 사람은 하나의 물질이오, 참된 목적을 잃은 물질을 생산하는 노동력이오, 목적도 없는 노동 그 자체만이 가치를 지니는 노동력 제공자에 불과합니다. 공산주의에게서는 사람이란 천주까지 간다는 천상의 만족도 없고, 정치적 공동체 생활의 인간적 만족도 없고, 경제적 이익을 즐긴다고 하는 만족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 비오 10세 교황님과 더불어 “그리스도 속에 모두를 다시 세워야한다(Instaurare omnia in Christo)” 라고 말합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인간사회를 참으로 완성하실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합시다.


우리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신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오노다 토마스 신부(성비오10세회 소속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