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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교분열과 르페브르 대주교 - T.C.G 글로버(바티칸의 교회법 학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2-26



       

종교분열과 르페브르 대주교

                                  

 T. C. G. 글로버 신부 

 (바티칸에서 다년간 일한 오리토리오회 교회법 학자)

 
 

1988년 6월 30일에 성성된 4위(位)의 주교와 르페브르 대주교 그리고 드 카스트로 메이어 주교가 종교분열이라는 명목으로 파문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성 비오 10세회의 모든 사제 및 그들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미사에 참례하는 평신도들도 모두 종교분열이라는 명목으로 자동 파문된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성 비오 10세회원이 아닌 상태에서 전통을 지키는 미사 센터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 사람들도 종교분리론자에 포함되어 자동으로 파문된다는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황의 성직수임 명령 없이, 즉 교황의 승인을 받지 않고 또 교황의 분명한 원의(願意)를 어기고 주교성성이 거행됐다는 논쟁은 있을 수가 없다. 까논(Canon) 제1382조는 교황의 성직수임 명령 없이 다른 이에게 서품행위를 하는 주교는 파문(latae sententiae)을 당하며 그 주교에게 서품 받도록 자신을 맡기는 사제도 역시 파문을 당한다고 설명한다. 파문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니, latae sententiae와 ferendae sententiae가 그것이다. 첫째 유형은 단순히 직무를 태만히 함으로 인하여 법률에서 명시된 죄를 범함에 따라 파문을 초래하기 때문에 흔히 자동적(파문)이라고 하고, 두 번째 유형은 처벌하기 위한 심판관이나 장상의 중재가 필요하다.


 1988년 7월 1일 주교단 회의 성성(과거의 추기경 회의) 장관은 여섯 명의 주교 모두를 파문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교령을 발표했다. 형벌은 latae sententiae이므로, 이는 형벌이 내포된, 즉 처벌 내용이 들어있는 진술문이 아니라 문제의 형벌을 내리는 법을 위반함으로 말미암아 형벌을 초래한다는 것을 말하는 선언적인 진술문이다. 많은 이에게는 이것이 문제의 목적인 듯이 보일 것이다. 여섯 주교가 모두 다 알고 있고 자동파문을 수반하는 법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첫째, 중대한 윤리적 책임을 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형벌도 내려질 수 없다.(까논 제1323.7조) 이것을 윤리 신학자의 전문용어로 말하면, 사적인 대죄라고 한다. 르페브르 대주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이 후계자를 성성하는 우선적인 목적은 장차 평신도에게 미사와 성사를 거행해 줄 사제, 그러면서도 전통을 지키는 사제를 공급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숙고하고 여러 달에 걸쳐 교황청과 협상한 연후에야 겨우 행동에 옮겼던 것이며, 다른 다섯 주교도 그와 유사한 지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신중하게 고려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설령 최후의 결정이 실책으로 판정된다 해도, 그것은 사적인 대죄로 간주될 수 없다.


 둘째, 까논 제1323.4조는 형벌을 수반하는 범죄를 범하는 경우라 해도 만일 그 행위가 필요에 의한 것이라면, 본디 악하다든지 영혼을 파멸시킨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면 형벌이 가해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하건대, 로마와 '화해'하는 것에 관한 모든 희망이 가망 없는 것으로 증명된 바에야, 장차 전통을 지키는 사제를 공급하기 위한 필연적인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대주교 및 공동 주례자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음이 분명하다.


 형벌에 관한 법규에 있어서, 의심스러운 점을 유리하게 해석하게 해 주는 아주 오래된 법규(Regula luris 15)가 있다. Odia restringi, et favores convenit ampliari. 즉, 만일 특별한 경우에 형벌이 부과되었는지에 관하여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형벌이 부과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교성성이 윤리적으로 결백하고 또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다. 충분히 심각한 논쟁거리를 제시하여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는 것을 성립시키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므로 까논 제1382조에 의하여 여섯 주교는 파문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주교단 회의 성성의 교령은 한 술 더 떠서 여섯 주교가 종교분리론자이고 따라서 까논법 제1364.1조에 의하여 역시 자동 파문된다고까지 선언하였다. 그것은 만일 신자들이 '르페브르 대주교의 종교분열을 지지한다면 그들 또한 ipso facto(바로 그 사실로 인하여) 파문 당하리라'고 경고하기까지 한다. 이 고발에는 극히 부당한 정신적 비약이 포함돼 있다. 그것은 1988년 7월 2일 교황에 의한 사목서한 'Ecclesia Dei'로써 이루어졌다. 주교성성에 대해 말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그 자체로 이 행위는 매우 중대한 문제 및 교회 일치의 면에서 볼 때, 종도의 계승을 성예전(聖禮典)적으로 영속시키는 주교성성과 같이 로마 주교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불순명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로마 교황의 수위권(首位權)을 거부하는 것을 내포하는 그런 불순명은 종교분열의 행위를 성립시킨다'.


 이는 당치도 않은 말이다. 까논 제751조에서 기술한 종교분열은 성 교회의 다른 구성원과 공동체이기를 거부하거나 최고 로마 교황에 예속되지 않으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장상에게 불순명하기만 하는 행동을 한다 해서 장상의 직책이나 그 권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꼬마가 자기 엄마에게 '난 안 할 테야!'라고 말한다 하여 자기 엄마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며, 상관으로부터 단추를 닦으라는 지시를 받은 군인이 단추를 닦지 않고 그 대신 담배를 피운다 하여 여왕의 위원회가 유효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거듭하건대, '종교분열'이라는 궁지에 몰아넣는 식의 고발은 확실히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여섯 주교는 종교분열이라는 명목으로 인해 파문을 초래하지 않았으며, 그리하여 그들에게 결합해 있는 신자들 또한 도무지 파문당할 수 없다. 이 부분은 생각할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르페브르 대주교의 추종자', '르페브르주의자의 미사 센터', '르페브르식의 사제'라는 어귀가 빈번히 사용된다. 그런 표현들은 르페브르 대주교가 성 비오 10세회의 우두머리라는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슈밋드버거 신부는 르페브르 대주교 밑에서 5년 동안 총장상과 지역장상을 지냈다. 설령 여섯 주교가 불의 불법한 주교성성 및 종교분열이라는 명목으로 파문을 당했을지언정, 그 자체로 다른 이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은퇴한 분도회의 주교가 파문 당했다 하여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분도회원 및 분도회의 교회에서 미사를 참례하는 이들도 파문 당했다고 할 수 없다. 파문은 전염병이 아니고, 완전히 윤리적인 그러면서도 확실한 죄를 범한 이에게 해당되는 형벌이다!


 교황을 거스르는 종교분열을 지지하고 거기에 '결합'하는 것은 그의 종교분열에 합류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요점이 이론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를 종교분열이라는 고발로 몰아넣지 못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그 파문은 미사 센터에 참례하는 평신도를 자동적으로 포함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를 종교분열이라는 고발로 몰아넣지 못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그 파문은 미사 센터에 참례하는 평신도를 자동적으로 포함시키지 못한다.


 까논 제844.2조는, 신자가 육체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천주교 성직자에게 가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천주교가 아닌 성직자에게서라도 (그들의 성직이 유효하기만 하다면) 성체성사, 고해성사와 종부성사를 받는 것을 허용한다. 이 까논법은 전통을 지키는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커다란 스캔들이 되기는 했어도,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교황이 인정한 것이다! 또 르페브르 대주교의 행위를 지지하는 사제에게서 종종 성사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통적인 성사를 받는다는 것이 육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는 또 다른 면으로 인도한다. 전통을 지키는 천주교 신자는 교구 주교 및 기타 등등이 인정하지 않은 미사에 스스로 참례하는 것을 정당화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고수하는 데 익숙해 있다. 이 기사를 쓰는 목적은 여섯 주교가 불법한 주교성성 혹은 종교분열이라는 명목으로 파문당한 것이 아님은 물론, 그에 따라서 결과적으로 전통을 지키는 다른 사제들과 평신도들도 역시 파문을 당할 수 없다는 내용의 까논법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그 맥락이다. 그래도 이 변호를 위한 기사와 관련하여 의문점이 남아 있다면 실수로 그렇게 된 것이다.


 요컨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교황과 주교들은 전통적인 미사양식 및 성사를 버렸다. 그들은 성 교회가 전반적으로 이단을 배우고 남용이 난무하게끔 허락했다. 전통을 지키는 천주교 신자들은 오로지 교회가 항상 배우고 행해 왔던 것에 충실하게 남아있는 것일 뿐이며, 그들이 권위에 대하여 마찰을 일으키는 오직 한 가지 요인은 이렇듯 전통에 충실하다는 것뿐이다. 현재 우리는 교회 내에서 천주교 신자임이 분명한 여섯 주교를 비난하는 교황청의 어처구니없는 에피소드를 보고 있다! 다른 천주교 신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나 그들의 천주교 교리는 이제 일목요연하지 않은데다가 그들의 태도 또한 과거 20년이 넘도록 의심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다.


 이제 교황 및 교황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고 자기들이 여전히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할 때이다. 6월 30일의 사건에 관련된 여섯 주교는 자신의 정통성을 분명히 밝혔다. 
 
「The Angelus」, Vol.XV, No.8에서 번역 (원본은 1988년 The Northern Catholic사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