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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르페브로 대주교의 강론 3. 예수 그리스도의 명예가 아닌 다른 명예가 있을 수 없다(1989년 11월 19일,사제서품 60주년 기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5-23



예수 그리스도의 명예가 아닌 다른 명예가 있을 수 없다


 친애하는 성직자, 수도자, 신학생, 그리고 교우 여러분, 본인의 서품 기념일에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여러분 중 많은 이가 여행하느라 힘이 들었고, 어떤 이는 머나먼 대륙에서도 왔다. 그렇더라도 이번의 기념식에는 그렇게까지 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가 무엇인가? 오로지 가톨릭 사제직에 경의를 표명해야겠다는 그 열망 하나로 오늘 이곳에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천주께 감사하나이다
 

영원한 사제직을 세우셨음에 대해서는, 성삼위 및 사람이 되신 우리 주 천주 예수 그리스도께 아무리 감사를 드린다 해도 부족하리라. 그렇다. 우리 주님은 본질적으로 중재자이신 동시에 사제이시다. 당신 성부께 자신을 거룩하신 희생 제물로 봉헌하시려고, 우리를 위하여 사제가 되신 분이 바로 그분이시다. 당신은 천주성의 지혜 안에서, 당신이 뽑으신 몇 사람에게 사제직을 나누어주시고자 하셨다. 얼마나 위대하고도 신성한 자비의 신비이며, 천주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인가! 우리가 이렇듯 크나큰 사제직의 은총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당치 않다고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천주께 찬미가 있어지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찬미가 있어지이다! 동정 마리아께도 찬미가 있어지이다! 마리아가 아니 계셨다면 우리가 나누어 받은 사제직, 드높은 사제직에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제들의 모친이시며, 사제직의 모친이신 마리아! 그렇다. 그녀는 진실로 우리 모친이시며 특히 우리 사제들을 위한 모친이시다. 당신의 예비하심에 따라 나에게 사제직을 허락해 주시어 60년 동안이나 사제의 길을 걷게 하셨으며, 42년 동안 주교로 있게 하셨음을 인하여 천주께 감사와 찬미가 있어지이다. 당신의 거룩하신 은총으로 나같이 보잘 것 없는 이가 ㅡ거의 500명에게ㅡ주교서품과 사제서품을 주는 동안 매일같이 미사성제를 봉헌할 수 있었고, 성사를 통하여 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영혼들을 드릴 수 있었음을 인하여 감사와 찬미가 있어지이다. 얼마나 넘치는 성총이며 얼마나 풍성한 선물인가!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다들 한 마음이 되어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송가(頌歌)에다가, 사제가 매일 봉독하는 그리고 이런 상황에 매우 적합한 듯한 제헌경을 번역하여 덧붙여야겠다.


 “영원하신 전능 천주 성부여. 나ㅡ비록 불감한 네 종이오나 너 생활하신 내 참 천주께 드리는 바 이 조찰한 제물을 즐겨 받으소서, 이는 내 이왕 범한 무수한 죄와 네 성의를 거스린 많은 허물과 네 계명을 소홀히 여긴 내 모든 죄를 깁기를 위할 뿐 아니라 또한 여기 두루 있는 모든 이를 위하며, 제 성교회의 산 이와 죽은 모든 믿는 자를 위하여 드리는 바로소이다. 엎디어 비나니 이로써 나와 저들에게 영생의 구원을 얻기에 유익함이 되게 하소서! 아멘.”


 이는 사제가 제대에서 매일같이 암송하는 제헌경이다. 얼마나 숭고한 기도문인가! 이렇듯 고귀한 사제직의 신비 앞에서, 우리 자신이 너무나도 보잘것없음은 물론 너무나도 비천(卑賤)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거룩한 사제를 많이 준비시키고, 가려내어 가르치라
 

 사제직 안에서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 특히 미래의 사제를 이루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말한다. 돈독한 신앙심과 함께 거룩해지려는 열망과 전교자(傳敎者)가 되어야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많은 사제, 많은 거룩한 사제, 많은 가톨릭 사제를 마련하라. 이는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인즉 또 다른 참된 그리스도, 즉 가톨릭 사제가 있어야 할 필요를 정말로 잘 이해하는 신자 모두의 이름으로, 지금 그렇게 하고 있음에 대해 감사하는 바이다.


 또 사목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애하는 회원 여러분에게도 말하노니, 주위의 젊은이들 마음속을 잘 살펴서 성소(聖召)의 싹과 수도생활을 향한 성소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여러분의 임무다. 그런 이유로 해서 천주님은 사제가 되거나 수도생활이라는 특별한 방법을 통하여 당신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하시려고, 당신이 선택하신 영혼들을 보살필 성총을 여러분에게 주시는 즉, 당신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성 가정의 부모인 교우 여러분, 여러분이야말로 사제 혹은 수도 성소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여러분이 없다면 우리는 어찌 되겠는가? 우리가 어디서 사제, 수도자, 그리고 수녀가 되고 싶어하는 성소자를 찾겠는가? 따라서 이 신성한 곳이 부패한 세속의 사악한 영향권으로부터 제발 멀리 떨어져 있게 해 달라고 여러분에게 간청하는 바이다. 세속의 정신이 여러분 가정에 들어가지 말게 하여, 가정이 교회와 교구의 참된 연계 장소가 되게 하라. 자녀들이 일생 동안 영혼을 타락시키는 것이 아닌, 오직 성화(聖化)케 하는 이미지만을 바라볼 수 있게 하라. 그들의 눈이 마음을 더럽힐 수 있는 것에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하여, 좋으신 주님이 여러분의 가정에서 엘리트 영혼들을 쉽사리 선택하실 수 있게 하라. 가족원 중에서 누가 사제의 길로 부름 받는 것, 성직과 수도생활의 길로 부름 받는 것 보다 더욱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야말로 가족 전체, 형제자매들에 대하여 유익한 보호책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확신을 가지라.


 그리하여 이 거룩한 미사 중에 우리 모두 함께 가톨릭의 사제직을 이어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또 무성한 세속과 지옥의 공격이 훌륭한 성소를 가로막음으로써 가톨릭의 사제직을 제 아무리 거스르게 하여도 수도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좋으신 주님께 기도할 것이다. 사제가 없다면 교회는 어찌 되겠는가? 현대 교회에는 곧 사제 없이 드리는 주일의 제사라는 것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 제사가 대관절 무엇이며, 그것이 과연 참된 제사일까?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여러분과 우리가 참례하는, 제대에서 재현되는 우리 준미의 희생이 아니다. 결단코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그 따위 식의 제사를 지내는 교회가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가톨릭 사제의 교회이다. 즉 가톨릭 사제가 없으면 더 이상 가톨릭교회가 아닌 것이다.

가톨릭 사제가 있으려면, 가톨릭 주교가 있어야 한다


 또 가톨릭 주교가 없으면, 가톨릭 사제가 있을 수 없다. 다들 알다시피, 로마와의 대화가 있은 후에 우리에게는 주교 1명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주교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저들이 요구한 바를 보면 ‘바티칸에서 원하는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었으니,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의회에 입각한 정신, 2차 바티칸의 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따로 4위의 주교를 성성하기로 결정한 것은 분명히 가톨릭 정신이 아닌 그런 부류의 것에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함으로써 차세대 신학생 및 가톨릭 사제단에게 가톨릭 정신, 즉 천주주의 정신을 전달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야 여러분은 몇몇 사제들이나마 계속해서 여러분과 자녀들에게 참된 가톨릭 신앙을 가르치고, 참된 성사와 참된 미사성제를 통하여 성총을 전달하는 것을 보장받게 되는 연고이다.



악의 근원: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또 교회 내의 현재 상황에 대해 몇 마디 해야겠다.

 “그렇지만 교황 비오 12세까지는 가톨릭 교회였던 것이 현대ㅡ자유주의자의 교회가 된다는 게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대답하련다. 그대는 공의회의 역사를 충분히 알고 있고, 공의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으며, 이 슬픈 문제에 대해 책을 많이 읽었을 터인즉, 우리 가톨릭 신자들 편에서 보면 하나같이 가슴 깊이 애통해 할 문제들임을 모르겠는가. 과거로부터의 이탈, 전통으로부터의 이탈, 공의회 이전 교황들로부터의 이탈, 즉 붕괴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가.


 공의회가 역사상 오점을 남긴 사실 중에서 그저 공의회 이전, 공의회 동안, 그리고 공의회 이후에 대한 평가, 즉 전체적으로 변화하도록 재촉하여 교회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신적 향방에 있어서 교회가 자유 개혁의 정신 속으로 뛰어들도록 몰아 부친 장본인은 바로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이라는 것을 강조해야겠다.


근래에 매우 유익한 도서 세 가지를 발간되었으니,
ㅡ몬시뇰 부니니(Mgr. Bugnini)가 죽은 후에 방대한 자서전 형식으로 발행된, 몬시뇰 부니니의 생애
ㅡ공의회 이전, 공의회 동안, 그리고 공의회 이후에 베아(Cardinal Bea) 추기경이 끼친 영향을 샅샅이 알려주는, 역시 방대한, 베아 추기경에 관한 책
ㅡ마지막으로, 공의회 동안과 그 이후에 비요(Villot)가 획책한 의향과 영향을 알려주는 비요의 생애


 이상의 도서를 읽어보면, 교회를 근대화 및 현대화시킨답시고 교회의 정신을 변화시켜서, 우리 신앙에 일치하지 않는 이들과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인상을 주어 저쪽 사람들에게 교회 문을 열어주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공의회 전에ㅡ개인적으로 나는 정말로 그런 경험을 했다 ㅡ 포교를 위하여 바다건너 파견됐었으니, 30년을 아프리카에서 지냈었다 ㅡ 가봉 출신의 신자들이 지금 그것을 증명해 줄 수 있다! ㅡ 무엇을 위한 30년이었나? 가톨릭교회의 성세를 통하여 영혼을 개종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종도 성 베드로는 예루살렘에서 첫 강론을 한 후에 무엇을 하셨는가? 4000명에게 성세를 주셨다. 그분은, 성세로써 교회가 발전하고 이제로부터 입교하려는 이, 그리고 구원을 주시는 천주님의 대속의 피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이라면 모조리 가톨릭교회에서 성세를 받아야 함을 아셨다. 교회는 20세기 동안 내내 그렇게 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아니다! 이제는 대화해야 한다. 개종시키지 않아도 된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저들이 오류 속에 있다는 인상을 주지 마라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교회의 임무는 어디에 있는가? 그런 근본적인 변화는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에 소속된 집단이 압력을 가하여 이루어졌음에 틀림없다.


 몇 가지 경우를 찬찬히 되새겨 보자.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미처 신앙을 갖지 못한 이에게 신앙을 전달해 주고 신앙을 전파하는 전교성성이란 것이 이미 있지 않았던가? 세계적으로 이교도건, 정령숭배자건, 무신론자건, 불교도건, 회교도건, 프로테스탄트건… 간에 모든 영혼에게 전교자를 파견하는 곳은 바로 전교성성이었다. 전교성성은 가톨릭의 성세를 통하여 방황하는 모든 영혼을 교회 안으로 데려오기 위해 전교자를 파견하는 일을 맡았다.


 그런데 어째서 전교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성성을 놔두고 그저 그릇된 모든 종교 및 그릇된 이념에 대해 ‘우호적으로’ 손짓하는 성성을 새로이 세우는 것인가? 그 때문에 교회는 확실히 고통을 받고 있다. 물론 교회는 죽을 수 없다. 여러분이야말로 증인이며 교회를 지속시키는 주체자인 동시에 여러분이야말로 교회인즉, 여러분이 지키고 있는 신앙을 통해서, 여러분이 이어가고 있는 교회의 신성함을 통해서 교회를 이어가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성교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은가!


 공의회 전에 베아 추기경은 주교들을 규합해서는 공의회를 에큐메니스트(세계교회일치주의자)의 공의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하느라 세계 곳곳을 바삐 누비고 다녔었다. 공의회는 항상 에큐메니칼한즉, 에큐메니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종교를 하나로 만들려는 ‘에큐메니스트’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신성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반하는 일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최고위 성직자가 그런 ‘사무국’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한, 우리가 로마와 일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사무국원들이 교회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회 통치권을 파괴시키는 행동만을 계속하고 있음에 불과하다.


 빌레브란트(Willebrands) 추기경은 마치 자기 혼자서만 교회의 교리, 교회의 신앙을 관리하고 있기라도 하는 양, 어디든지 가서 누구하고라도 만나는 것이 그의 역할이라고들 할 정도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의 국무원인 몬시뇰 드 스메트(Msgr. De Smedt)는 공의회 동안 종교의 자우에 관한 계획을 변호한 사람이었다. 몬시뇰 부니니는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사무국의 일원이었는데, 미사성제 및 성사의 전례를 파괴시킨 동시에 새 전례로 바꿔쳤으며, 그 변화가 어디서 종결될지를 아는 당사자였다. 전례는 항상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부닥친 이상, 우리가 로마와 정규적인 접촉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지금까지 로마는, 거룩한 미사 및 전례와 신학교를 위한 특전에 대한 승인을 받으려면 랏징거(Ratzinger) 추기경이 지난 2월에 작성한 새로운 신앙 고백문에 서명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새로운 신앙 고백문에는 분명코 공의회 및 그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무엇이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거룩한 미사를 파괴시키고 신앙 및 교리문답을 파괴시켰으며 시민 사회에 있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회 통치권을 마비시킨 것이 바로 공의회가 아닌가, 상황이 그럴진대,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가톨릭 신앙을 지키고 보전해야 한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어떻게 해야 할까? 온갖 수단을 다하여, 가톨릭 신앙을 지켜 보전해야 하겠다.


 다음으로 나는 테이블에서 읽을 만한 책에 관해서 말할 터인즉, 현재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한 통찰력을 강화시키고 신앙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많이 있다.


 우선 새로이 갓 출판된 마르쟉(Pere Marziac) 신부의 책과 돔 기유(Dom Guillou)의 책 2가지가 있다. 돔 기유의 책은 미사에 있어서 로마식 전문과 모든 시대의 전문, 그리고 새 전례의 전문 간의 차이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무척이나 가치 있고 교육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비오 10세회는 필리페 신부님(Reverend Father Philippe)이 저술한 세기초의 속죄자, 『만민의 왕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 King of Nations)』와 같이 매우 흥미로운 책도 출판했다. 필리페 신부는 그 훌륭한 책자를 교리문답서로 저술했는데, 그 책에는 우리가 행하고 있는 것이 우리 성조들의 신앙인 동시에 공의회가 있기 전에 재임한 교황들의 신앙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교황 회칙의 인용문들로 가득 하다. 현재의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 ㅡ 말하자면, 시민 사회와 국가의 세속화와는 상반되는 것들이다. 현대 교회는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우리 주님은 이제 사회를 다스리지 못한다. 더 이상 사회의 주인이 아니다”라고 한다. 주님이 창조주가 아니시라는 건가? 주님께 더 이상 통치권이 없다는 것인가?


 좋은 책을 읽어서 우리 신앙을 보호하고 키워야 한다. 천주님의 자비로 가톨릭 신앙을 지키는 신자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느낀, 열심하고 영리한 영혼들이 쓴 출판물과 간행물들을 모두 다 인용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이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주교성성에 대한 견해를 굳건하게 해주는 『몽드 에비(Monde et Vie)』하나만 인용하련다. 그리고 『라디오ㅡ꾸르또와지(Radio-Courtoisie)』를 통해서는 전통에 관한 메시지, 우리 메시지를 두루 얻을 수 있으리라고 보는데, 『피델리떼르(Fudeliter)』, 『시랑몽트러이(Chir-en-Montreuil)』, 그리고 『디스마스(Dismas)』와 같이 발행인을 밝히지 않은 유익한 도구들도 있다. 모두 다 인용할 수는 없어도 가톨릭으로 남아있게 도와주는, 이상의 고마운 방책들을 많이 이용해야겠다.


 게다가 우리는, 신앙을 지키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고백도 해야 하는 즉, 성 비오 10세회가 반 현대주의를 선언하는 목적이 바로 거기에 있다. 자주 반복할 것이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진리의 카리스마 안에서 교부들의 믿음을 굳이 지키리라. 현재에도,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종도로조차 전해 내려오는 계승을 계속하리라. 그 (카리스마의) 목적은, 교리를 각 시대의 문화에 더 잘 맞게 순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종도들이 초대 교회 때부터 강론해 온, 절대적이고도 변치 못할 진리를 다르게 믿어도 안 되고 다른 식으로 이해해도 안 된다는 것인지라.”


 이상은 성 비오 10세께서 모든 사제들에게 지시하기를, 복음을 주장하되 모든 시대의 신앙, 종도들의 신앙을 굳이 지켜야 한다고 하신 선서이다. 우리에게는 다른 신앙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인 동시에, 여러분이 자녀들에게 전달해 주는 신앙은 바로 그것이다. 주의를 다해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가톨릭 교리를 그대로 보존하라. 어떤 교우가 너무 먼 곳에 살고 있는 까닭에 우리 사제들이 돌볼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는, 생 미셸 앵 브레느(St. Michel en Brenne)에 계신 우리 수녀님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그 분들이 통신문을 이용한 교리문답서를 만들어서 교우들에게 참된 교리문답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는가. 현재 800명의 구독자가 있다. 그 수녀님들의 수가 더 많아져서 우리 사제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 즉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도 신앙을 계속 지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되었으면 참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좋으신 주님의 신성한 성총을 잘 보존해야 하는데,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는 좋으신 주님의 성총을 얻는 원천인 당신의 희생과 십자가 및 성혈을 나눔으로써 이루어지며 모든 성사 안에서, 특히 거룩하신 성체성사 안에서 이룰 수 있다. 그러니 모든 시대의 미사에 충실할 것이니. 그래야 마음 안에 천주님의 성총을 잘 보존하고 영혼이 변화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한 준비, 좋으신 주님을 만날 준비가 되지 않겠는가.


 

국제정세
 

이제 국제 정세에 대하여 몇 마디 해야 할까보다. 현재 겪고 있는 조짐은 생각할 여지가 있으니 참으로 묵시론적(默示論的)인 성격을 띤 것으로서, 그로부터 모종의 결론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릇된 종교의 침투, 특히 회교의 침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 벨기에, 독일에서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2년 전, 10만 명의 터어키인들이 독일 및 그리스도교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뮌헨(München)의 시가를 행진했었다. 그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이는, 우리 정부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회교도들이 그리스도교국을 침략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에 쉽사리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교황 성 비오 5세와 다른 교황들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회교도의 물결을 멈추기를 바랐던 것이 아닌즉,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교국이 이미 사라졌을 뻔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사건, 꼭 알아야 하면서도 늘 충분히 납득이 안 되는 움직임들, 철의 장막 뒤에서, 이제는 철의 장막을 통하여 일어나는 예외적인 움직임들이 있다. 그런 움직임이 있는 시기에는 교황 비오 9세께서 발표하신 프리메이슨의 계획을 잊지 말아야 한다. 100년도 더 전에 저들은 세계 정부가 프리메이슨식 이상을 구현해야 한다고 했었다. 교황 비오 9세의 지시에 따라 쟈끄 크레티노ㅡ졸리(Jacques Chretineau-Joly)가 그 사실을 널리 알렸다.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성모 마리아의 예언도 기억해야 한다. 성모님은 “러시아가 회두하지 않으면 기도와 보속을 하지 않으면, 세계가 회두하지 않으면, 공산주의자 전 세계에 침투하리라”고 경고하셨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비밀 결사단의 목표가 메이슨식 이상, 예컨대 우리 주님을 반대하고 적 그리스도식 의미로 이해되는 인권, 평등, 박애, 그리고 자유 등을 구가하는 단일세계정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저들의 이상은, 러시아의 정통성이 소비에트의 행정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단일세계정부의 행정은 가톨릭 종교를 포함하여 모든 종교를 망라하는 단일종교의회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사회주의를 세울 단일세계정부에 의해 추진될 것 이다. 거기에는 두 개의 의회ㅡ전 세계를 지배할 단일정치의회 그리고 조종당하는 방식으로 그 세계정부를 지지하는 종교의회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알아서 대비해야 하는 즉, 그런 일에 맞닥뜨린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교황 레오 13세는 프리메이슨에 관한 교서에서 “저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기관을 철저히 파괴시키려 하나니. 이것이 저들의 목표이니라.”라고 한 적이 있다. 저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또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기관을 다시 세워야 한다. 그 파괴에 대항해야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벌써 이행하고 있으니, 치하하는 바이다. 나인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어서 충분히 치하할 수 있으랴마는 천주께서, 우리 주께서, 가장 복되신 동정 성모께서 여러분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 여러분이 실행하고 있는 것을 계속하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바이다.


 학교, 소수도원 여기저기서 타오르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교구가 늘고 있다. 여기저기서 전통의 방식대로 하게 해 달라고 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사라져 가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세계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회 통치권을 다시 세워야 한다.


 여러분은 “그러나 주교님, 이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입니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그렇다. 그렇지만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를 거두지 않았는가! 어떻게 해서 승리했나? 연발로 쏘아 댄 작은 돌멩이 하나로 승리하지 않았는가. 우리에게 있는 작은 돌멩이는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반드(Vande) 출신의 성조들과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예가 아닌 다른 명예가 있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득죄하는 두려움 외에 다른 두려움이란 도무지 없다”라고. 그들은 이렇게 노래하면서 죽기까지 천주님을 지켰다! 우리도 용기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진심으로 노래하자. “우리에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외에 다른 사랑, 당신께 득죄하는 것 외에 다른 두려움이란 도무지 없다!”


 이 싸움에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가장 복되신 동정녀께 기도해야 한다. 미사가 있은 후에 바로 우리, 여기 있는 다섯 주교들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그것을 이루려는 의향으로써 성모님의 하자 없으신 성심께 세계와 러시아를 또 다시 봉헌할 것이다.


 가장 복되신 동정녀, 착하신 성모께서 항상 싸움 한 가운데 계시면서 우리에게 용기를 복돋워 주실 것이 틀림없다. 성모께서는, 당신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두려워하지 말고 싸우라고 요구하시려 지상에 나타나셨다. 우리가족, 각 개인, 우리 도시, 우리나라, 우리 조국을 하자 없으신 마리아의 성심께 봉헌하니, 성모께서 오시어 우리를 도와주시고 돌봐 주셔서, 마침내 성모님을 따라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게 해 주시리라고 확신한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1989년 11월 19일 사제서품 60주년 기념일, 파리 르 부르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