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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는 라틴 전례의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2011년 한국 방문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14




우리는 라틴 전례의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


 ‘성 비오 10세회’ 버나드 필레 주교 (2011년 한국방문 인터뷰)
 
 1962~1965년에 열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의 변화를 상징하는 회의였다. 가톨릭교회는 이 공의회의 결정을 계기로 1545년 트리엔트 공의회 이후 미사를 라틴어로 봉헌되도록 했던 언어의 족쇄를 풀어 각 나라의 말로 하였다. 소년이 아닌 소녀도 복사(服事)로 인정됐고, 개신교를 갈라진 형제로 인정했으며, 동방정교회와도 화해했다. 미사 전례를 그 나라 말로 하게 되면서 비로소 신도들은 자기 나라 말로 복음을 듣게 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거룩한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으며,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다르더라도 참 진리의 빛을 반영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천명한 것이었다.
  
 이를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종교 평화의 선언으로 받아들인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소수는 이러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내용에 타협을 거부하고, 그 내용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이가 프랑스의 르페브르 대주교다. 그는 1970년 프랑스에서 해당 교구의 주교 승인을 얻어 전통(성전 聖傳)을 전할 사제를 목적으로 하는 '성(聖) 비오 10세회’를 설립했다. 이 수도회는 설립 목표를 “전통 라틴어 미사는 물론 전례와 교리문답 그리고 신학 등... 로마 가톨릭교회의 전통을 온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1988년에는 르페브르 대주교가 교황청의 승인 없이 주교를 임명하면서 주교 4명이 파문 당한다. (주: 주교성성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황청의 주교 승인은 본래 있었으나 그 성성 날짜를 교황청은 계속 4차례나 연기하는 등, 사실상 성비오 10세회의 전통미사전례 보존을 거부하였고, 또한 교황이 아씨시에서 제 1계명에 어긋나는 타종교와의 회합모임으로 인하여 위기에 처한 가톨릭 신앙 보전을 위해서 대주교는 주교성성을 행함) 2009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주교들에 대한 파문은 철회했으나, 수도회는 여전히 가톨릭교회 안에서 정식 교회법상에 속하지 않은‘분파’로 불린다. 지난 2011년 10월 22~24일 한국을 방문한 성 비오 10세회 총장상 (수도회의 최고 지도자) 버나드 필레 주교를 10월 22일 서울 종로구 충신동(주: 현재는 서초동 교대역 부근)에 있는 성 비오 10세회 무염시태 성모성당에서 만났다.
   
질문: 가톨릭 교회 주류는 여전히 성 비오 10세회를 ‘가톨릭에서 쪼개져 나간 '르페브르파’라고 부른다.

답변:“우리는 교회 분리자가 아니며, 가톨릭교회 역시 공식적으로 우리를 교회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동의하지 않는 점들이 있을 뿐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를 파괴시키는 이단이 교회 안에 전면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교회에 불가지론과 비도덕주의가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재의 교황(베네딕토 16세)은 선출 직전에 ‘가톨릭교회는 침몰하는 배와 같다’고 했다.”
   
질문: 성 비오 10세회처럼 2차 공의회 이후 교황청의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톨릭 근본주의’ 혹은 ‘가톨릭 체제 완전 수호주의’라고 부른다.

답변:“공식 용어가 아니라 언론이 사용한 말이다. 여기에는 ‘극단주의’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우리는 그 대신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라고 스스로 규정한다. 우리는 성체(聖體)에 예수께서 피와 살로 실존하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제들이 더 이상 이를 믿지 않는다. 교회는 교회의 교리 가운데 하나라도 부인한다면 파문돼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부활에 대해서도 그렇다. 갈수록 더 많은 신자들이, 아마도 60% 정도가 더 이상 성서 그대로의 부활을 믿지 않는다. 성 비오 10세회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미사뿐 아니라 교회 내 신앙 교리와 이상, 어쩌면 세상 자체다.”


질문: 전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왜 전통 라틴 전례를 고집하나?

답변:천주교의 전례 가운데서도 전통라틴어 미사전례는 가장 중요하다. 바티칸 공의회 이후 1969년에 전례 개혁을 하기까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례에는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등 성스러운 언어 중 하나가 사용됐다. 예수도 보통 사람들의 언어인 ‘아람어’가 아닌 고대 히브리어로 전례를 했다. 미사의 교육적 부분을 제외하면 천주께 봉헌하는 부분(희생제사)은 성(聖)스러운 언어로 봉헌할 때 더욱 거룩해진다.”
  
질문: 가톨릭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나?
답변:“천주교의 교리는 하나다.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천주교 신자라면 누구나 종도(사도)신경에 따라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
  
질문: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나?
답변: 인간으로서 함께 평화롭게 사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하지만 모든 종교를 하나로 녹이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종교 혼합이 미래의 종교라고 가정하는 것 역시 잘못이다. 그건 결국 신앙을 파괴한다.”
  
질문: 성 비오 10세회는 교황이 이탈리아 아씨지에서 세계의 각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세계 평화 기도의 날’ 행사를 ‘끔찍한 신성모독’ ‘전대미문의 스캔들’ ‘창과 검을 써서 예루살렘으로 진격해 들어간 고드프루아 드 부용(1차 십자군전쟁 지도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한다.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평화를 선언하고 기도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

답변:“교회는 천주님으로부터 왔으며 천주님만이 인간에게 영원한 행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아씨지 행사는 다른 종교의 신앙도 좋은 것일 수 있으며, 가톨릭 신앙만 참 신앙인 것은 아니라고 오해하도록 이끌 수 있다. 여러 종교를 가진 인간이 만나 평화와 자선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신에 대해 어떻게 함께 기도한다는 것인가? 그게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혼란 때문에 신앙을 잃는다.”
  
질문: 프랑스의 테제 공동체처럼 정교회·개신교·성공회·천주교 등의 다양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초교파 공동체들도 생겨났다. ‘그리스도 안에 거듭난 형제’라는 대전제에 동의하면 함께 간다는 것이다. 성 비오 10세회는 반대로 교리의 문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답변: “그렇지 않다. 그런 길로 간다면 당신은 정상에 오를 수 없다. 되어야 할 바대로 될 수 없다. 공식적으로 교황님이 가르치는 이것이 천주교의 진리다. 자신의 양심으로 믿어야 한다. 도그마는 대부분 ‘누구든지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라는 부정문으로 표현된다. 진리 속에 하나가 아니라면 그것은 어정쩡한 타협(halfway)일 뿐이다. 그리고 예수는 어정쩡한 타협 그 이상인 분이다. 그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질문: 교회에 필요한 것은 전통을 고수하고 다른 종교를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주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을 붙잡는 것 아닐까?
답변: “젊은이들은 항상 이상(理想)이 필요하다.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들은 떠난다. 해결책도 간단하다. 그들에게 가톨릭의 이상을 보여주면 된다. 성직자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선 안 된다. 나는 오히려 교회의 권력자들이 세상의 방식으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들려고 시도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떠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