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끌어 당기시는 예수님과 성모님- 성모몽소승천첨례(2022-8-15)

나 만일 땅으로조차 높이 달리면 모든 것을 다 내게로 끌어 인도하리라.(요왕12:32)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 성모님께서 오늘 몽소승천축일에 이 말씀들을 하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들은 우리 성모님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선포되었습니다. 언제 주님이 이 말씀을 하셨나요? 주님의 승천에 대해 말하는 건가요? 이런 말씀들이 우리 주님의 승천일 때 들어맞을 것 같기도 합니만, 아닙니다. 주님의 수난 며칠 전에 하셨던 이 말씀들을 떠올리는 성 요한은 "이 말씀을 하심은 당신이 무슨 죽음으로써 죽으실줄을 가르침이시더라."(요왕 12:33)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의 첫 번째 의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부터, 그때부터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 자신에게로 끌어내기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로 인해 우리를 구하러 오셨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성 요셉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예수[야훼가 구원한다]라고 부르라. 대개 저 자기 백성을 그 죄악에서 구속하시리라."(마테오 1:21) 그러기 위해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스스로를 십자가에서 화해와 속죄의 희생자로서 바쳤습니다. 실제로 성 바오로는 에페소인들에게 그리스도는 “양편[유대인과 이방인]을 한 몸이 되게하여 십자가로 말미암아 천주와 화해시키기를 위하여 하셨다."(에페소2:16)고 하십니다. “아무도 내 생명을 내게서 빼앗을 이 없고, 오직 내가 스스로 생명을 버릴 권(權)도 있고 다시 취할 권도 있으니, 이 명령은 곧 내 성부께 받았노라."(요왕 10:18)

그래서, 성부께서는 이 계명을 아들에게 주셨으니, 그분은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그분의 목숨을 버리고, 다시 일어나시리라 하셨습니다. 아들이 가장 흔쾌히 성부께 순명하였습니다. 진정으로 성부(聖父)께서는, "당신의 친아들조차 아끼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 모든 이를 위하여 붙여주셨으니.”(로마 8:32) “그리스도의 우리에게 대한 사랑은 우리를 재촉하시니라. 우리는 한 사람이 만민을 위하여 죽으셨으니, 이는 곧 만민이 죽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연고니라. 그리스도 만민을 위하여 죽으셨음은, 이 살아있는 자들로 하여금, 이제 더 자기를 위하여 살지 말고 오직 만민을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고자 하심이었도다."(코린토 후 5:14~15) 이 구원의 신비는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것은 바로 천주성자의 아들 성육신의 목적입니다!

자, 만약 그리스도가 모두를 위해 죽었다면, 우리가 방금 성 바오로의 말씀을 들었던 것처럼, 그러면 어떻게 모든 사람이 천국으로 가지 않는 건가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가 우리 영혼에 적용되려면,  우리가 오주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가 되어야 하고, 그분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그것이 곧 사랑인 '완덕의 끈'(콜로새 3:14)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님은 우리의 인성을 취하셨지만, 단지 자연적인 수준에서의 그 결합(結合)으로는 우리가 그리스도로부터 살아 있는 수액(樹液)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성화의 은총과 사랑으로써 초자연적인 결합이 필요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는 것은 십자가 상에서 우리의 죄에 대한 배상으로써 그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분께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주여, 당신이 아니라 제가 이 십가가 위에 있어야 마땅합니다. 주님은 제가 있어야 할 자리를 취하셨습니다. 제발 제가 십자가 위에 계신 주님과 함께 하길 허락해 주세요.” 이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분께로 끌고 가심을 보여주십니다. 주님은 사랑으로, 예수께 대한 사랑, 십자가에 못 박히신 사랑으로 우리를 당기십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 주님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적'이 아닙니다(필립피 3:18), 오히려 성 바오로께서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아니고는 결코 자랑하지 아니하노라. 이로써 내게 대하여는 세속(世俗)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나도 세속에 대하여 못 박혔노라.”(갈라타 6:14)라는 말씀처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안에서 영광을 돌립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 이 결합은 구원을 위해 필요합니다. "우리는 천주의 의자(義子, 양자)라. 의자이면 또한 상속자라, 곧 천주의 상속자요, 또한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이니라. 다만 우리는 저와 함께 고난을 당할지니, 이에 우리는 저와 더불어 또한 영화롭게 되리로다."(로마 8:16-17). 그리고 티모데오에게 성 바오로는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이런 말씀은 믿기에 합당한 말씀이니, 우리 만일 그리스도와 함께 죽으면, 또한 한가지로 살 것이요, 우리 만일 감수(甘受) 인내하여 항구(恒久)하면 저와 한가지로 통치(統治)하실 것이며, 우리 만일 저를 부인(否認)하면 저 또한 우리를 부인하시리라."(테모데오 후 11-12)  두 구절 모두 큰 IF(만일)가 있습니다: 영광스러우신 예수와의 결합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와의 결합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그 말을 들을 때 두려워하고, 낙담하며, 이것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죄로 상처 받은 우리의 나약한 본성(本性)에게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종도들은 “자기들끼리 말하길, 그럼 누가 구원(救援)받을 수 있을까? 예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며 이르시되, 사람으로는 불가능하나, 천주님과 함께하면 불가능하지 않느니라. 천주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느니라."(마두 10:26-27) 한편으로는, 우리는 우리를 향한 천주 사랑의 아름다움을 이해합니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천주의 독생성자를 보내시고, 우리의 위치에서 우리의 죄값을 치루게 하시니, 이것은 사랑과 자비의 신비(神祕)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기꺼이 끌어 안으며, 전심(全心)을 다한 사랑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나약함과 실패로 인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따를 수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께서 모든 것을 그분께로 끌어당기시면,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을 듣습니다. "수고하는 자와 짐진 자는 다 내게로 오라. 나 너희를 쉬게하리라. 너희는 내 멍에를 매며, 또 내 마음이 양선하고 겸손함을 내게 배우라. 이에 너희 영혼에 평안함을 얻으리라. 내 멍에는 달고 내 짐은 가벼우니라.”(마테오11:28-30) 우리가 그 부르심을 듣지만, 그러나 여전히 연약하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일 먼저 십자가의 발끝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오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 분을 보게 되니, 그분은 바로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는 질서정연하게 모든 것을 당신께로 끌어 당기십니다. 그분께서 처음으로 끌어당기신 분은 복되신 성모 마리아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의 공로 안에서 성모님께 주어진 아주 특별한 은총으로 인하여, 성모님은 모든 죄로부터 보호받으셨습니다. 그 은총으로 성모님은 모든 은총에 대해 완벽하게 충실하시고, 완벽하게 순명하시며, 완벽하게 예수를 사랑하시며, 십자가 발치에 이르기까지 항상 끝까지 예수님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은 무결(無缺)하시며, 무염시잉태일때 무결하시고, 온 생애를 통하여 흠(瑕疵) 없으시며, 주님의 모친으로서 성육화되신 말씀을 합당하게 받아드리기에 하자 없으실 뿐만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분과 함께 무결하신 희생제물이 되기 위해서도 하자 없으십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와 예수와의 저 결합은 죄의 장애물이 하나도 없이 완벽하니, 성모님은 구원의 보석(寶石)으로서 완전하게 구원받은 겁니다.

그리고 정확히는 성모님이 십자가에 같이 계신 최초의 분으로서, 십자가 발치에 이르기까지 항상 오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완벽하게 끌어 당김을 받으셨기 때문에, 성모님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먼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천국(天國)으로 들어갈 자격(資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성모몽소승천축일입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따라 천국으로 들어가셨는데, 그 이유는 성모님이 먼저 예수를 따라 갈바리에 가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예수께 이끌려 천국에 이르는 보상으로 이끌려가셨습니다. 이는 예수께 이끌려 십자가 아래까지 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갈바리로 가신 다음에 천국으로 가신 것입니다. "나 만일 땅으로조차 높이 달리면 모든 것을 다 내게로 끌어 인도하리라.(요왕12:32)

그리고 성모님은 예수를 따라 갈바리와 천국으로 가셨을 뿐만 아니라, 성모님을 따라 예수께로  다른 이들을 끌어 당길 수 있는 은총을 그분께 얻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십자가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이 첫째로 오셨지만, 홀로 그곳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성모님은 종도 성 요한과 클레오파스의 마리아, 그리고 막달레 마리아와 살로메, 아마도 다른 거룩한 여인들을 끌어 당겼습니다. 성모님은 구원받은 성인(聖人)들 선 긴 줄에서 첫 번째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천국의 여왕으로서, 성인들의 생애의 끝, 그리고 궁극적(窮極的)으로는 세상의 끝 날에 천국에서 그들을 환영하십니다. 성인들을 환영하실 뿐만 아니라, 천국의 보상 쪽으로 성인들의 마음과 저들의 욕망을 끌어 당깁니다. 만약 우리가 천국 보상에 대해 그 초월하는 아름다움과 완전함을 더 잘 이해할 수만 있다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발치에 계신 성모님을 따르는데 더욱 열심일 것입니다. “현시(現時)의 고난은 우리에게 주실 것으로 나타날 장래의 영광에 비할 바 못 되는 것으로 나는 생각하노라.”(로마 8:18)

그러면 우리의 약점이 자산(資産)이 됩니다(코린토 후 12:10). 우리가 그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어린 아이들처럼 되고, 우리를 품에 안으시는 어머니께로 와서, 그리하여 우리는 십자가의 발 밑으로 와, 성모님의 품에 안길 수 있습니다. 구원에 있어서 교만보다 더 큰 장애물은 없습니다. "천주님은 교만한 자를 거역하시느니라"(잠언 4:6) (개신교인들처럼) 마리아는 필요없고, 우리가 그리스도께 바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사랑과 계명에 순종하지 않고도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천주 계명을 따를 필요가 없다, 그래서 자기 부인을 거부하는 것, 자기의 십자가 지는 것을 부인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따르기 거부하는 것이 바로 교만이 아닐까요? 그런 교만함은 결코 복음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매우 분명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否認)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마테오16:24) 그러나 "나를 보내신 성부 끌어 인도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능히 내게로 오지 못하고...."(요왕 6:44) 성부께서는 우리를 예수께 인도하시며, 예수님은 성인들이 서 있는 긴 행렬에서 으뜸이신 성모님을 끌어 당기시듯이, 우리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분께 질서(秩序)있게 인도하십니다(요왕 19:25).

그러면, 성모여! 성교회가 찬미가를 들고, "우리를 끌어 당기소서 – 오, 하자 없으신 동정 마리아여 – 우리 네 아름다운 향내, 네 덕행의 아름다운 향기를 따라 너를 쫓아갈 것임이니라"(Cant.1:3)라고 노래하듯이,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를 예수께로 끌어 당기소서. 성 요한이 묵시록에서 보듯, "태양을 몸에 두른 분이 있어, 그 발에는 달이 있고, 머리에는 열두 개의 별로 된 면류관(冕旒冠)이 있는”(묵시록 12:1) 성모님의 아름다운 보상에 이끌리게 하소서. 성모님의 미덕의 완벽함에 이끌리게 하소서! 특히 성모님의 자비로운 성심에 우리가 이끌리게 하소서! 먼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께 이끌리고, 영광 받으신 예수께로 이끌리신 성모님께 우리가 이끌리게 하소서! 우리를 어린 자녀로서, 천주님의 자녀로서 우리를 이끌리게 하소서, "의자(義子, 양자)면 또한 상속자(相續者)라, 곧 천주의 상속자요, 또한 그리스도의 공동(共同) 상속자이니라. 다만 우리는 저와 함께 고난을 당할지니, 이에 우리는 저와 더불어 또한 영화(榮華)롭게 되리로다.” 아멘

Father François Laisney